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추미애 대표(왼쪽 다섯번째), 홍영표 원내대표(왼쪽 네번째)와 민생평화상황실 소득주도성장팀, 혁신성장팀, 공정경제팀, 남북경제협력팀 등 4개 팀 팀장과 간사 의원들이 피켓을 들고 본격적인 활동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친문재인계(친문) 계파 논란’을 빚은 ‘부엉이 모임’을 해체한다고 참여 의원들이 5일 밝혔다.
‘부엉이 모임’의 핵심 구성원으로 꼽히는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하는데, (불을) 때지 않아도 연기가 나더라”며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은 후보에도, 당에도 좋지 않다. (모임 소속) 의원들이 모여 ‘자체 해산하자, 보지 말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모임의 간사 역할을 해온 황희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그저 밥 먹는 모임이기에, 모임을 그만두는데 조금의 주저함도 없다”며 “아무리 밥 먹는 것 이상 의미가 없다 할지라도 문재인 (후보 대선) 경선을 도왔던 의원들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더욱 조심하고 세심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문 후보 단일화’에 대한 의심과 계파 패권주의, 의원 줄세우기 등의 우려가 나오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모습이다.
모임 해산으로 여당 내 계파 논란은 수습되는 모양새지만, ‘실체화’된 친문 모임이 수면 위로 떠오른 만큼 친문-비문 갈등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21대 총선 공천권과 연관된 당 대표 선거가 다가올수록 계파 간 긴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초선, 민주당의 내일을 말한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어, 계파를 넘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당-청 관계 정립 및 당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초선의원들 내부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집권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간담회에선 의원들의 신랄한 ‘자기비판’이 쏟아졌다. 기동민 의원은 “솔직히 당이 뭐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일상적 관리는 있는데 혁신과 변화가 없다”며 “총선이 2년 남았는데 1년간 크게 변화와 혁신을 하지 못하면 민주당도 보수정당의 과거를 따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차기 지도부의 리더십을 향한 제언과 쓴소리도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여당 대표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대통령도 불편하다. 당 대표를 다음 스텝 디딜 자리로 생각하고 자기 정치 할 분은 대표를 안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원은 “당 대표 후보들이 이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이슈가 됐다”며 “전당대회에서 모든 후보들이 자신의 색깔, 노선, 방향을 제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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