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한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던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장관의 불출마로 혼전 양상이던 당대표 경쟁 구도에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또다른 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에 눈길이 쏠린다.
김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정치인은 나아감과 물러섬이 분명해야 한다”며 “8·25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개각과 저의 출마 여부가 연동돼 인사권자인 대통령님께 폐를 끼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가 먼저 불출마를 밝혀 대통령께 드린 부담을 스스로 결자해지하고자 한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저로 인하여 혼선과 억측이 야기되고 있다. 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여러분께 도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무게감’과 ‘정치력’을 두루 갖춘 차기 당대표감으로 거론돼온 김 장관이 불출마함에 따라, 당 안팎의 시선은 이해찬 의원을 향하고 있다. ‘친노무현계’(친노)의 좌장인 이 의원이 당대표에 출마할 경우 전체 판세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의 출마 여부에 따라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져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이 불출마를 결정했으니 이 의원 입장에선 출마 명분이 조금 더 쌓인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반면, 이 의원도 이미 불출마 쪽으로 기울었다는 얘기가 나온다. 친노·친문재인계 성향인 김진표(4선)·최재성(4선)·박범계(재선) 의원 등도 당대표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여서 7선의 이 의원이 이들과 경쟁하기에는 부담스럽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15일 출마를 선언한 김진표 의원은 이튿날인 16일 이 의원을 찾아가 “지금은 경제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서둘러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한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이 출마를 결심했다면 움직임이 보일 텐데, 후보 등록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며 “불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인 20일 전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종걸(5선)·송영길(4선)·박영선(4선)·김두관(초선) 의원이 출마 의지를 밝힌 상태다.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내에서 후보 단일화를 논의 중인 설훈(4선) 의원과 이인영(3선) 의원도 19일 결론을 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엄지원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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