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열린 민주평화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간담회에 참석한 후보들이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민주평화당 제공
민주평화당의 새 지도부 선거가 정동영(4선)·유성엽(3선)·최경환(초선) 의원의 3파전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후보 간 막판 노선 투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정 의원의 ‘진보적 야당’, 유 의원의 ‘탈이념 중도 정당’, 최 의원의 ‘세대교체론’ 등이 맞부딪치고 있다.
정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자며 공공부문 축소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해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무리한 공공부문 축소와 공기업 민영화 과정에서 사회 갈등과 실업이 발생했다”며 “우리는 신자유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제민주화를 이룩해내는 것이 시대의 소명이고, 민주평화당이 해야 할 일”이라며 ‘진보·개혁 노선’을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런 주장은 지난 1일 유 의원이 “공공부문을 축소하는 것이 우리 경제를 살리고 우리 경제난을 걷어낼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한 데 대한 반박 성격이 짙다. 유 의원은 진보적 개혁 노선을 표방한 정 의원에 대해 “지금은 진보냐 보수냐, 그런 케케묵은 이념논쟁 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이 정의당에 가까운 야당을 주장하는 반면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사이에 위치한 ‘탈이념 중도 정당’을 내세우고 있어,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향후 평화당의 정책 노선과 대여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유 의원과 함께 ‘박지원계’로 꼽히는 최경환 의원은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며 정 의원의 ‘인물론’을 견제하고 있다. 최 의원은 “?무난한 선택을 하면 무난하게 진다. 다른 당에서 올드보이들이 경쟁할 때 우리만이라도 새 변화로 희망을 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평화당은 당원투표(1~2일), 국민 여론조사(3~4일) 결과를 합산(당원 90%, 국민 10%)해 5일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선출한다.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세 의원 외에 민영삼 최고위원, 이윤석 전 의원, 허영 인천시당위원장이 출마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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