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기호 1번 송영길, 2번 김진표, 3번 이해찬 당대표 후보가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5 전국대의원대회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호남 민심’을 붙들기 위한 세 후보의 막판 경쟁이 치열하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거치며 ‘전국정당’으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호남 출신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이어서다.
21일 각 캠프에 따르면 송영길·김진표·이해찬(경선 기호순) 후보는 지난 주말을 전후해 전남북 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대의원 현장투표(25일)에 앞서 권리당원 투표(20~22일)가 먼저 진행되는 가운데 서울을 제외한 마지막 전장으로 호남을 택한 것이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세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에 연고를 둔 송 후보는 19일부터 1박2일로 전북 전주 등 호남권을 방문했다. 이 후보도 19일 비공개 일정으로 전주를 찾은 데 이어 20일 광주·나주·여주·순천 등을 돌았다. 김 후보도 이날 전북도의회에 기자간담회, 비공개 당원 간담회를 여는 등 호남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이처럼 호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민주당 권리당원이 73만명까지 불어난 상황에서도 호남지역 권리당원 비율(27%)이 수도권(44%)에 이어 두번째로 크기 때문이다. 이번 경선에서 당락을 가를 1만4천명의 대의원 중에도 호남 출신이 30% 안팎은 된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해찬 후보가 우세인 상황이긴 하지만 승부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전략적 선택을 하는 호남 민심을 통해 각 후보들이 지지세를 견인하려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후보들은 저마다 호남 민심 우세를 확신하고 있다. 송 후보는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호남 분위기가 확실히 (송영길 쪽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 후보 쪽도 “‘20년 집권론’ 등이 호남 당원들의 강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남 균형발전특별위원회를 둬 직접 챙기겠다”고 밝히는 등 호남 맞춤형 공약으로 구애에 나섰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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