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민심이반 키울라…이해찬 이번엔 “주택공급 늘려야”

투기 억제 위한 ‘핀셋 종부세’ 이어
민주당 최고위서 “공급확대가 중요”
김태년 “수도권 30만호 확충 관련
추가 대책 추석 전 나올 가능성 커”
부동산 폭등세에 위기의식 높아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2hani.co.kr

최근 수도권의 부동산 폭등세와 관련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정부가 공급 대책을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강화를 촉구한 데 이어 나흘 만에 ‘시장 안정책’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가 세제라든가 여러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급을 크게 확대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는 “3주택 이상이나 초고가주택에 대한 종부세 강화를 정부에서 검토해주길 바란다”며 보유세 강화를 언급했다. ‘핀셋 종부세’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한편, ‘공급 확대’를 통해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8·27 부동산 대책에서 “수도권 내 30만가구 이상 추가 공급이 가능한 30여곳의 공공택지 추가 개발 및 구체적인 입지를 9월 안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30만호 공급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고 또 그보다 더 많은 공급 확대를 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이다. 다만 택지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나흘 만에 또다시 부동산 대책을 ‘구체적’으로 정부에 촉구한 것은 민주당이 그만큼 최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 폭등세를 잡지 못할 경우 지지층은 물론 전반적인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당시의 ‘부동산 트라우마’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휘발성이 강한 부동산 문제가 정권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토부와 당정협의를 통해 추가 대책을 논의중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대해 “(위험 수위를) 높음-중간-낮음의 단계로 봤을 때, 지금은 ‘높음’ 수준”이라며 “추가 대책이 추석 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 정책은 크게 3가지다. 투기적 수요 억제, 공급을 늘려 가격 인상 요인을 억제, 금리를 통해 부동산으로 몰리는 투기를 억제하는 방안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핀셋 종부세’와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 안팎에선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핵심 당직자는 “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짚었다. 다만 당내에선 금리인상이 자칫 현재 경기 불황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한다.

김규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