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기국회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도록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꾸리는 문제와 관련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정감사 시작(10월10일) 전에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도 (논의를 했지만)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주말에도 노력하고 다음 주 초까지라도 가능하면 국감 전에 출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상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총선 1년6개월 전인 오는 15일까지 설치돼야하지만, 선거구획정위원 명단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통보할 국회 정개특위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홍 원내대표의 답변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또 “아까 뉴스 보니 자유한국당에서 정의당이 정개특위 참여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했다는데 그러면 (원구성 협상 때의) 대원칙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협상 방향에 대해 “원구성 협상 때 ‘정개특위 위원장은 정의당이 맡는다’고 정치적 합의를 했는데 이 합의를 토대로 해서 여야가 한걸음씩 물러서서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 3차 남북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국감 증인 채택과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다가올 한반도 평화시대에 경제교류와 협력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하자는 취지로 간 것이고, 구체적으로 합의한 것도 없다”며 “그럼에도 증인을 부르겠다는 거 자체가 경제계 길들이기로 해석될 수밖에 없고 그것이 어떤 성과를 가져올 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야당 때와 달리 여당이 되고 나서 재벌기업 봐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지난 19대 국회부터 개별사안에 대해서까지 총수를 부르는 건 지양하자는 공감대가 마련돼왔고 몇 년 째 계속돼온거라 민주당이 여당이 되서 갑자기 그런 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필요하면 당연히 대기업 총수를 부를 수 있지만 개별사안 등에 대해서는 해당 임원을 부르는 것으로 정착돼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 증인 채택과 관련해서도 홍 원내대표는 “대법원장과 헌재소장은 사법권의 독립 차원에서 지금까지 역사적으로 단한번도 증인으로 요청한적 없다. 삼권분립 차원에서 입법부가 최소한 사법부 독립에 대한 존중을 보여야한다”고 했다.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오는 7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을 다녀와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실현되면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도 여야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제안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한민국 국회 연설과 관련해선 “김정은 위원장이 오면 대환영”이라며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15만명의 평양시민들에게 연설했는데 우리 국회에서도 얼마든지 환영하고 그런 것이 계기가 돼서 비핵화 문제, 평화체제에 큰 진전이 있으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기국회에서 여당으로서의 중점 법안에 대해 홍 원내대표는 “민생경제법안, 예산부수법안, 경제민주화법안 등을 국감이 끝나면 본격 논의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으로) 공정경제와 관련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 상법, 가맹사업법, 대리점법, 하도급법 등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필요한 법안들은 꼭 처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전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국회에서 회동한 자리에서 나온 ‘최저임금 차등적용’ 이슈와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경제계가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제가 전문가들과 몇 차례 검토를 했는데 지역별·업종별 차등은 누가봐도 객관적인 합리적 기준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어 “그래서 정부차원에서 더 신중하게 검토를 해보고 최종적인 결론을 내리는게 좋겠다고 했고, 김동연 부총리도 ‘검토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초당적 외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 경제와 평화 이 두 가지 주제를 놓고 (5당 원내대표들이) 미국 워싱턴에 가서 초당적 외교를 했다. 저는 큰 성과 있었다고 보고 이 전통을 이어가자고 제안하고 싶다”며 “특히 이달에는 20일부터 문희상 국회의장과 함께 2박3일 중국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 등 지도부를 만나기로 돼 있고, 11월에는 남북국회회담이 예정이 돼있는데 초당적인 협력을 실천하면 좋겠다”고 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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