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 대표와 의원들이 29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본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아 공약 후퇴 비판을 받은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연동형 제도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서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그간 민주당의 선거제도 개편 공약이 정당득표율로 의석을 나누는 연동형 방식 도입을 전제로 한 것이었는데도, 이날 ‘연동형 수용 가능성’ 정도로 해석되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한 비판도 함께 나왔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29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민주당은 지난 20여년 동안 일관되게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을 대통령선거와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며 “(공약에) 연동형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추구한 선거제 개혁에는 내용상 연동형 배분 방식이 포함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역별 비례제 도입 주장에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의견이 들어 있고, 그것에 더해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숫자만 늘리는 게 아니라 배분 방식에 있어서도 연동형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을 포함해서 공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번 공직선거법 개정 협상에서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를 기본 목표로 삼고, 우리 당이 주장해온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기본 틀 위에서 연동형 제도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의 말은 최근 이해찬 대표가 “연동형 비례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거나, 당 일각에서 “연동형을 공약한 적 없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불거진 공약 후퇴 논란의 파장을 줄이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이 대표 발언 이후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은 ‘공약 뒤집기’라며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담판 회동을 요구하는 등 반발이 일었다. 여당을 향한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순방을 떠나며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이번에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당에서 노력해 달라”고 당부한 것도 당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은 정당득표율로 의석수를 100% 배분하는 방식의 연동형에 대해선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입장도 내비쳤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민주당의 선거제도 공약이 “연동형 방식이 도입될 수 있다는 것을 포함해서”라고 선을 긋는 등 연동형이 향후 선거제도 개편안의 일부 방식으로 절충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대해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 사무총장 기자회견문 전문을 구해 읽어봤지만 아직도 완전한 연동형 비례제를 수용하겠다는 뜻과는 거리가 있다”며 “정당 득표와 의석수를 정확히 일치시키는 것이 선거제 개혁의 핵심이자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근본적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 실시를 위한 필요조건인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선 ‘현행 300석 유지’ 쪽에 무게를 뒀다. 윤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의 뜻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의원 정수가 유지되는 안에서 선거제도 개혁안이 도출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럼에도 현재 의원 수가 유지되는 선에서 선거제도 개혁이 어렵다는 정개특위 합의안이 나오게 되면 그 부분까지 받아들일 수 없단 말은 아니다”라고 했다. 김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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