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22일 국회 의장실에서 <한겨레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문희상(74) 국회의장은 요즘 사석에서 “조카가 더 유명한 것 같다”는 말을 듣는다. 문 의장 조카는 배우 이하늬씨다. 문 의장의 여동생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의 딸이다. 제사 같은 집안 행사 때 이하늬씨가 문 의장 집을 찾곤 하는데, 경비원들이 사진 찍겠다고 미리부터 대기한다고 한다. 조카가 더 유명세를 타는 셈이다.
경기도 의정부에서만 6선을 한 문 의장은 1992년 민주당으로 등원했다. 당시 디제이(DJ)의 명으로 이기택 총재의 비서실장을 맡아 충직하게 보좌했다. 이때부터 줄담배를 태우며 기자들과 격의 없이 문답을 주고받곤 했는데, 그 자리를 ‘봉숭아 학당’이라 부르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 노무현 정부 초대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아 두 정부의 기초를 닦았다. 문재인 정부에선 지난해 7월부터 20대 후반기 국회의장을 맡고 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의장,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을 지냈다.
문 의장은 인터뷰에서 정치 인생을 두고 “불운했다”고 했지만 세 민주정부에서 중책을 맡은 만큼 꼭 그렇진 않아 보인다. 다만, 합리적이고 통합적인, 선 굵은 행보를 한 탓에 대결지향적인 정치판에서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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