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 제기 황교안 당시 법무부장관(현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문제의 동영상 시디(CD)까지 거론하며 “이 분을 차관으로 임명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건의했다”고 폭로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장관 재직 당시 김 전 차관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 “(임명 당시) 검증 결과 문제가 없었다고 들었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박 후보자는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차관 사건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19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서 밝혔어야 했다는 이용주 의원(민주평화당)의 질의에 대해, “국회를 찾아온 황교안 법무장관에게 따로 뵙자고 해 (임명을 만류할 것을) 말씀드린 적 있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법사위원장으로서 김 전 차관 의혹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는) 지적을 하시니 그 말씀도 맞다”고 입을 연 박 후보자는 “그런데 당시 김학의 차관이 임명되기 며칠 전 황교안 법무부 장관께서 국회를 오신 날 제가 법사위원장실에서 따로 뵙자고 해, 제보받은 동영상 시디를 꺼내 ‘제가 이것을 봤는데 몹시 심각하기 때문에 이분이 차관으로 임명되면 문제가 굉장히 커질 것이다. 야당 법사위원장이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간곡히 건의드린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이 “당시 황 장관이 청와대의 말을 듣고 비호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지금도 그런 의혹이 여전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당시 법사위원장으로 상황이 어떻게 되었는지 남들보다 소상히 알고 있으나, 산업자원통상부 청문회에서 이 말씀을 드리면 방향이 다를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정회 때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도 저와 대화 나눴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기억하지 못한다면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을 보여주거나 시디를 보여준 것이 아니라, 그 시디를 내가 가지고 있다, 책상에 있다고 (황 대표에게)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무부 장관이고 법사위원장으로 여러 이야기를 했으나, 언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다”며 “그러나 검증팀의 (김학의) 검증 결과를 쭉 보니 문제가 없었다. 임명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디를 법사위원장실에서 봤다던지 하는 기억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또 황 대표는 “지금은 박영선 청문회 쟁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