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반쪽으로 쪼개진 당내 현실을 거듭 확인한 바른미래당이 좀처럼 내부 갈등을 진화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일에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그동안 공석이었던 지명직 최고위원에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임명했다.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일축하고 정면돌파를 위한 ‘진용 짜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두 최고위원을 임명하며 “최고위원 세분이 회의에 참여하지 않은 게 벌써 한달이 다 돼 당무가 전반적으로 중단된 상황에서, 당무 집행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처”라고 밝혔다. 새로 임명된 주 의원과 문 전 의원은 모두 국민의당 출신이다.
앞서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 뒤 바른정당계인 하태경, 이준석, 권은희 최고위원(당 정책위의장과 동명이인) 등 3명의 선출직 최고위원은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하며 최고위원회의에 나오지 않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이들 3명의 복귀를 촉구하며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스스로 판단한 결과라면 모르겠지만 (바른정당계) 요구에 따라 사퇴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바른정당계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크게 반발했다. 하 최고위원을 비롯해 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은 공동입장문을 내어 “손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최고위원 지명 때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의하도록 돼 있는 당헌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특히 공동입장문에 국민의당 안철수계인 김수민 청년최고위원이 함께 이름을 올린 점도 눈에 띈다. 국민의당계 가운데 안철수계 인사들이 지도부 사퇴 요구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김수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에 불참했다.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권은희 정책위의장도 불참했다. 기존 최고위 정원 7명 중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만 참석한 셈이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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