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과 지역 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2일 ‘의원 삭발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외 투쟁’에 돌입했다. 황교안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대전·대구·부산을 잇는 ‘경부선 라인’을 돌며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의 국회 복귀 요청을 “우리 당을 농락하는 것”이라 일축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원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라”고 청와대를 정조준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아침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서울역 광장과 대전역, 동대구역, 부산 서면역 등 주요 지역 거점을 순회하며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그는 “지금이라도 문재인 정권은 ‘악법’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경제 살리기에 전념해야 한다”며 “5년 정권이 50년, 100년 나라의 미래를 갉아먹는 현실에 참으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일에는 호남선 라인(광주 송정역, 전주역)을 돌며 장외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오전 11시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위원장의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민주주의 파괴 규탄 삭발식’에서는 김태흠·성일종·윤영석·이장우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이 삭발했다. 뒤편 계단에서는 당원들이 펼침막을 들고 삭발 장면을 지켜봤다. 사회를 맡은 전희경 의원의 제안으로 애국가를 제창하기도 했다. 당 좌파독재저지특별위원장을 맡은 김태흠 의원은 “오늘 삭발식이 불쏘시개가 되어 문재인 좌파 독재를 막는 데 밀알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번 장외 투쟁에 대해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에 동참해달라는 대국민 홍보전 성격이다.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향후 국회에서의 협상 저지 동력으로 삼는 한편, 1년 뒤 선거제 개혁 최종 무산까지 이끌어내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민생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는 더불어민주당과 야3당의 요구에 대해 정용기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우리 당을 농락하고 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아침 <한국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철회하고 협상을 하자고 해야지, 자기들 얻을 거 다 얻고 만나자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패스트트랙 처리 주문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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