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를 위한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합의문 추인을 거부하면서 국회 정상화가 불발됐다.
자유한국당은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날 오후 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함께 발표한 합의문 추인을 시도했지만 의원들의 강한 반대에 막혀 실패했다. 지난 4월30일 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대상 안건)에 올린 지 55일 만에, 마지막 본회의 기준으로는 80일 만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국회 정상화는 또다시 미뤄지게 됐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로부터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3당 교섭단체는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하여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의 합의문 조항에 대해 ‘구속력이 떨어진다’며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후 3시30분께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를 열어)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고, 추가경정예산은 이번 회기 내에 처리하되 재해추경을 우선 심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당 원내대표는 합의문에 “선거법과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추경은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되 “재해 추경을 우선 심사”하기로 했다. 또, “5·18 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6월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명문화했다. 한국당이 요구했던 ‘경제청문회’는 “국회의장 주관으로 국회 차원의 경제원탁토론회를 개최하되 형식과 내용은 3당 교섭단체가 추후 협의해 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 뒤 브리핑에서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국회가 파행 사태를 반복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유감 표명과 (패스트트랙 법안) 합의 처리에 대한 말씀을 해주신 이인영 대표의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국회는 합의한 대로 오후 본회의를 열어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경안 시정연설을 청취했다. 본회의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 등이 모두 참석했으나 한국당 의원들은 불참했다.
김원철 장나래 이지혜 기자 wonchul@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국회 정상화 불발’ 막전막후, 박용진 의원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