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1대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청년·이주민·젠더 관련 의제를 공격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최근 모병제·청년신도시 등 청년 정책 아이디어를 잇따라 제기한 민주당은 조만간 이주민 관련 정책을 공약으로 정비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주민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대통령 직속 기구 설립을 포함한 공약안을 당 다문화위원회로부터 보고받았다. 민주당 다문화위원회는 당 지도부에 △미등록 이주아동 보호 및 지원체제 강화 △고용허가제 개선 △교사·공무원 대상 다문화 교육 의무화 △다문화 가족 지원의 전달체제 정비 △종합적 결혼이주민 정책 수립 등을 공약으로 제안했다. 이 공약안은 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의 검토를 거쳐 총선 공약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미영 민주당 다문화위원회 위원장은 1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이자스민 전 의원을 영입하면서 민주당이 이주민 정책에서 되레 위축됐다. 우선 이주민 당사자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이어 “2030년이면 5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주민 인구를 집권여당으로서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해찬 대표도 과거 총리 시절 여러 국가에 우리 재외동포 지원을 당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우리나라도 이주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청년 이슈를 선제적으로 제기하면서 그동안 제도권 정치에서 외면받았던 유권자를 끌어안으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 민주연구원은 모병제 관련 논의를 제안한 데 이어 청년신도시 구상을 내놓으며 청년층을 겨냥한 굵직한 정책 구상을 잇따라 꺼내 들고 있다. 지난 3일 민주당은 총선기획단 전체 위원 15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명을 여성 또는 청년으로 구성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총선 국면에서 여당으로서 정책 경쟁력을 보여주려는 민주당의 선거 전략 차원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선거판 전체를 끌고 갈 흡인력 있는 이슈를 차례로 던지면서 ‘정책선거’를 주도하겠다는 각오가 다부지다”며 “여당이 주도적으로 정책과 의제를 제기하면 야당이 반대하든 대안을 내든 우리 프레임에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민주연구원은 정책브리핑을 통해 “진영론이 아닌 공정성, 청년 문제, 젠더 갈등 등 한국의 미래를 주도할 가치를 총선에서 중요 의제로 제기하겠다”는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연구원은 2012년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이주민 의제 등을 주도해 승리했던 점을 언급하며 “다른 진영의 브랜드라도 필요하다면 수용·선점해 기존 지지 세력을 유지하고 새로운 지지 기반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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