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권에 포진한 86세대를 두고 “이들의 마지막 역할은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주는 산파역이다. 국회에 연연해 이를 불쾌하게 여긴다면 꼰대스러운 일”이라며 작심비판했다.
이철희 민주당 의원은 19일 아침 <기독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86세대는 세대로서의 역할은 마감됐으니 ‘나부터 비워줄게’라는, 자발적 불출마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86세대를 두고 “87년 6월 항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뤘고, 2010년, 2017년 촛불과 탄핵을 거치며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둔 세대”라고 평하면서도,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서는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본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이들의 마지막 미션은 젊은 세대에게 문을 열어주는 산파 역할을 해야한다. (86세대가) 청산의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불쾌감이 있을 수 있지만, 국회에 연연해서 그런 반응을 보였다고 하면 그야말로 꼰대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한 “당에서 자발적으로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힌 분들은 15~20명 정도 된다. 예비 후보 등록 기간 시점이 12월 중순인데, 그때쯤 되면 진퇴를 분명하게 얘기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 의원은 임 전 비서실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도 ‘아름다운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지역구(종로) 교통정리가 잘 안돼서 한편으로 서운한 마음에 불출마 선언한 것은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임종석 전 실장 정도면 어디든 공천할 수 있다고 본다. 지역구를 비켜주지 않아 불출마 선언을 했다고 하는 것은 그 선택을 너무 폄훼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어 “임 전 실장이 시민들과 호흡하면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길을 열어볼 수도 있다. 통일운동과 같은 운동을 하다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등 공직에 나가라는 요구가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 출신 참모들의 총선 출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이 의원은 “비서는 일로서 그 리더가 성공하도록 하는게 몫이지, 그 옆에 잠시 있다가 출마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리더 팔아서 자기 정치적 입신을 도모하는 것은 구태”라고 비판했다.
황금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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