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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황교안 찾아간 유승민…“패트 저지 위해 필리버스터”

등록 2019-11-26 20:59수정 2019-11-27 17:48

나경원 “모든 수단 테이블 위에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오전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대화를 마친 뒤 농성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오전 7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찾아 대화를 마친 뒤 농성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6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본회의에 상정되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포함해 어떤 방법으로든 막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역시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와 의원직 총사퇴 등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두 당이 ‘필리버스터 공조’를 통해 막혀 있는 ‘보수 통합’ 논의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점쳐진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는 합의되지 않은 선거법을 국회가 통과시키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초기부터 분명히 해왔다”며 “어떤 형태로든 합의되지 않은 선거법을 통과시키려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2중대가 획책하면 저희가 필리버스터를 해서라도 끝까지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리에 계신 변혁 의원들은 (필리버스터에) 반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를 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즉 99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변혁 소속 의원은 15명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한국당과 공조가 필요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유 의원이 필리버스터 방침을 밝힌 뒤 “(한국당도) 의원들 총사퇴부터 필리버스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수단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이날 오전에는 황 대표가 단식 중인 청와대 사랑채 앞 천막을 찾아 3분여간 이야기를 나눴다. 유 의원은 기자들에게 “(황 대표가) 기력이 많이 떨어지신 것 같다. 건강을 너무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단식을 좀 중단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문제가 되는 선거법이나 공수처법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힘을 합해서 막아봐야 하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그러나 “(보수 통합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패스트트랙 저지 문제에 대해서만 의견을 나눴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의원의 이런 발언에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손을 잡는다면 보수 통합에 대한 두 당의 이견을 좁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지난 22일 윤리위원회 회의에서 변혁 대표를 맡은 오신환 원내대표를 비롯해 유승민·권은희·유의동 의원에 대한 징계 개시를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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