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사퇴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면서 ‘호남신당’을 추진하던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3개 정당의 통합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대통합개혁위원장, 유성엽 대안신당 통합추진위원장, 박주현 민주평화당 통합추진특별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기로 했던 통합추진위원회 2차 회의가 연기됐다. 박주선 위원장이 손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으나 손 대표가 물러날 수 없다는 태도를 완강하게 이어가고 있어서다. 전날 회의에서 3당은 통합 정당의 지도부를 각 당에서 한명씩 참여하는 ‘공동대표 체제’로 구성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3당 통합과 손학규의 거취가 무슨 상관인가”라며 “통합이 ‘당 대표 물러나라’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어 “3당 통합을 한 뒤 미래 세대와의 통합을 위해 내가 그 (통합당의) 대표 역할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라며 3당이 통합돼도 대표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손 대표가 끝까지 퇴진 요구를 거부할 경우, 호남 통합도 결렬될 가능성이 높다. 혹은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대안신당·평화당과의 통합을 따로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분열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데 또 분열해 나간다? 당을 또 망하게 하겠다는 것이냐”라며 “그렇게 생각 안 한다”고 답했다. 손 대표는 이어 “3당 통합 후에 세대교체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내가 그것을 책임지겠다”며 “그 통합이 이뤄지는 순간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3당은 지난 11일 통합을 위한 첫 회의를 열어 △2월17일까지 3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조건 없는 통합을 한다 △3당 통합이 실현된 후 제정치 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한다 △새로운 당의 당헌과 당명, 정강·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소위를 가동한다 등에 합의했다.
이주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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