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을 타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보편지급 논의를 두고 미래통합당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악성 포퓰리즘의 공범이 될 수 없다”며 전 국민 50만원 지급안을 주장한 황교안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유승민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권의 포퓰리즘을 비난해왔던 우리 당의 대표가 5일 ‘전 국민에게 50만원씩 주자’고 나왔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어 “골머리를 앓던 민주당은 이때다 하고 자기들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나섰고, 민생당, 정의당 등도 거의 똑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대부분의 정당들이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닮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경영씨가 대표로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은 18살 이상 전 국민에게 150만원의 국민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등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특히 “이런 정책을 가장 앞장 서서 막아야 할 정당은 건전보수 정당”이라며 “그런데 건전보수 정당을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악성 포퓰리즘에 부화뇌동하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국민이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 △기업들을 도산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재정 지원의 원칙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정부 원안으로 돌아갈 것을 여야에 촉구했다. 이에 더해 유 의원은 계단식 지급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일률 지급하면 소위 ‘문턱효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하위 0∼20%는 150만원, 하위 20∼40%는 100만원, 40∼50%는 50만원을 지급하는 계단식 지원이 일률적 지원보다 형평과 공정에 더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식 직책을 맡고 있지 않은 유 의원은 지난달 말부터 후보자 지원 방문을 통해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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