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더불어시민당의 정당투표 예상득표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선거기간 초반 강세를 보였던 열린민주당이 하락세를 보이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을 시민당이 대거 흡수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의당은 소폭 상승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미래한국당은 소폭 하락했고 국민의당은 변화가 없었다.
<한겨레>는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함께 지난 3월 셋째주부터 여론조사 공표 가능 기한인 8일까지 한 달 동안의 ‘비례대표 투표 의향 조사’를 종합해 메타분석을 했다.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에서 3% 미만의 정당을 제외하고 ‘환산득표율’로 변환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정당투표 예상득표율이 한 주 전보다 6.2%포인트 오른 23.3%를 기록했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27.1%로 한 주 전 예측값보다 4.8%포인트 올랐다. 박종희 서울대 국제정치데이터센터장은 “선거일이 가까워오면서 정당투표 부동층이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쪽으로 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의당도 3%포인트 오른 9.6%로 상승세를 보였다. 국민의당은 1.1%포인트 올라 5.2%를 나타냈다. 열린민주당은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이며 8.8%로 주저앉았다.
이렇게 구한 예상득표율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산식에 대입해 예상 의석수를 산출해보니, 미래한국당은 16∼17석, 더불어시민당은 그에 조금 못 미치는 14∼15석, 열린민주당은 6∼7석을 얻는 것으로 나왔다.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의석수를 더하면 20∼22석으로 미래한국당 의석수보다 많다. 정의당은 5∼6석, 국민의당은 4∼5석이다.
예상득표율의 추세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지난달 말 열린민주당에 지지층을 잠식당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지난 4일께부터 30·40대를 중심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열린민주당의 하락은 민주당 지도부의 반복되는 선긋기가 범여권 지지층에 ‘민주당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이란 인식을 강화시켰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지난주까지도 통합당 지지층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해 고전했다. 하지만 반복되는 미디어 노출로 정당 명칭의 각인효과가 커지면서 통합당 지지층 대부분을 흡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3월 넷째주 바닥을 찍은 뒤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며 4월 둘째주 9.6%까지 올라왔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본격 등장하기 전인 올해초(10% 안팎)와 비슷한 수준이다. 역대 총선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비례대표 정당투표는 진보정당을 찍어온 ‘전략적 분할투표층’이 선거 막판 지역구 판세가 민주당 우세로 기울자 분할투표 성향을 회복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비례 지지율이 정체 상태에서 약간 올라 5.2%를 나타냈다. 40·50대에서 소폭 상승세가 감지됐지만 20대에서는 하락세였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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