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상계1동 제7투표소 앞에서 투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번의 돌풍은 없었다. 4년 전 창당한 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38석’이라는 예상 밖 성과를 거두며 ‘제3정당 정치’의 포문을 열었던 안철수(58) 국민의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새로 창당한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3석 안팎을 얻는 데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계 입문 10년차를 맞은 안 대표의 향후 정치적 행보와 전망을 두고 물음표가 쌓이고 있다.
15일 밤 10시30분 개표 기준 정당별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당은 6% 안팎의 득표율로 비례대표 3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1번 최연숙(60)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과 2번 이태규(56)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의 원내 진입이 확실시된다. 3번 후보는 3선을 노리는 권은희(46) 의원이다. 안 대표는 이번에 출마하지 않았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았다.
지난 20대 총선 개표 순간의 환호는 이번에 재연되지 못했다. 당시 안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전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뒤 창당한 국민의당은 민주당(25.5%)보다 높은 정당득표율(26.7%)을 얻으며 ‘녹색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7년 대선에서 그는 3위에 그쳤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반전을 꾀했지만 당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분당되는 결과를 맞았다. 그가 이끈 바른미래당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이후 독일과 미국 등에 머물던 안 대표는 지난 1월 정계 복귀를 선언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안 대표는 손학규 당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을 (자신에게) 맡겨달라”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바른미래당은 쪼개지고 미래통합당 등으로 흩어졌다.
안 대표는 다시 ‘국민의당’ 이름을 들고 총선에 나왔지만 민주당과 통합당의 대결 속에서 대안 세력으로 거론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의 옆에 현역 의원은 1명밖에 남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그는 대구로 내려가 의료 봉사를 하며 주목을 받았고, 이후 국토 430㎞를 달리며 선거운동을 사실상 ‘개인기’로 채웠다. 그러나 국민의 관심은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 총선 대비 정치적 성과가 급격하게 쪼그라들었지만 안 대표는 이번에 확보한 3석가량을 기반으로 향후 재기를 도모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다음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생존을 모색하며 다시 기회를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는 당선권 윤곽이 나온 뒤인 이날 저녁 8시40분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국민의당이 창당된 지 채 두달이 되지 않았지만 거대 양당에 맞서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며 “결과가 나오면 국민의 뜻에 따라 약속드렸던 일하는 정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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