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명 중 147명(25.3%).
24일 기준 국제의원연맹(IPU)이 발표한 전세계 여성 국회부의장의 숫자와 비율이다. 전세계 여성 국회의장의 비율은 20.5%(278명 중 57명)로, 73년 만에 최초의 여성 부의장이 탄생하는 한국의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수치다. 여성 의장이 나오려면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에 더해 중량감 있는 여성 정치인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성 정치인 가운데 대표 인물로 여성 최초의 미국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꼽힌다. 1987년 연방 하원의원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펠로시는 2007년 첫 여성 연방 하원의장으로 선출됐고, 2019년부터 두 번째 하원의장 임기를 지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직 여성 대통령과 부통령이 선출된 적이 없는 만큼, 대통령 계승 서열 두 번째인 하원의장에 오른 펠로시가 여성으로는 가장 높은 위치에 오른 셈이다. 펠로시는 ‘우크라이나 스캔들’ 등의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주도하는 등 현 정권과 각을 세우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이 다카코 전 일본사회당 대표가 여성 정치인으로서는 최초로 하원격인 중의원 의장을 지냈다. 여성운동가 출신인 그는 1986년 첫 여성 당대표, 1993년 첫 여성 중의원 의장에 취임하며 요직을 거쳤다.
원내 1당의 다선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하는 한국의 관례로 비추어볼 때, 여성 의장을 내려면 무게감 있는 여성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대 총선에서 5선의 추미애 민주당 의원, 4선의 박영선 민주당 의원 등 다선 여성 의원들이 불출마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초선 의원부터 5선 중진 의원까지 여성 의원들의 경험이 다양했던 20대 국회처럼, 앞으로도 무게감 있는 중진 여성 의원들을 키워내는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금비 김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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