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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박근혜 대표 위상 ‘흔들’?

등록 2006-01-18 20:07

‘사학법 당원교육’ 참석 의원 7명 그쳐
“원내대표 선거 이후 당내여론 분점”
‘박근혜 대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인가?’

한나라당 비주류의 대표격인 이재오 의원이 지난 12일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사립학교법 투쟁의 구심점이 박 대표에서 이 원내대표 쪽으로 조금씩 쏠리는 양상이다. 당내에선 박 대표의 위상 변화를 둘러싼 이야기가 분분하다.

박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 문화체육회관에서 열린 ‘날치기 사학법 원천무효 당원교육’에 참석해, “뜻을 관철할 때까지 끝까지 싸우자”고 역설했다. 강경투쟁 의지를 거듭 확인한 것이다. 하지만 동행한 의원들은 홍준표·박계동·박진 의원 등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중심으로 7명에 그쳤다. 지난 7일 서울 서초구에서 치른 같은 성격의 행사에는 지도부를 포함한 20여명의 의원들이 모였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엔 사학법 투쟁의 연장선상에서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주최한 ‘교과서 왜곡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에 참석했지만, 의원들은 10명 정도만 나왔다. 그마나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은 박 대표를 포함해 3∼4명에 불과했다.

이런 모습을 두고 한 소장파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여당과의 협상 창구를 담당하고, 사학법 반대투쟁에 관한 여론이 지지부진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박 대표의 위상이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 전까지는 의원들 다수가 박 대표의 리더십에 맹종했는데, 선거 이후 비주류가 지도부에 나서면서 긴장하고 관망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며 “당내 여론이 박 대표 독점 상태에서 분점 상태로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이를 계기로 당내 대선후보 경쟁에서 박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의 세 겨루기가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의원은 “지방선거가 닥쳐오면 모두 박 대표에게 선거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곧 박 대표에게 힘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이 시장의 세 불림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당장의 사학법 투쟁 국면이 당내 역학구도 변화의 첫 시금석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소장파 의원은 “박 대표의 뜻이 완강하면 이 원내대표도 굳이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협상을 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박 대표의 의지가 관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이날 야4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도하고, 5개 부처 장관 및 경찰청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를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지시하는 등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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