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5일 국회 소통관에서 낙태죄 완전 폐지를 위한 형법, 모자보건법,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윗줄 오른쪽부터 김종철 대표, 이은주 의원, 강은미 원내대표, 정연욱 정책위의장, 장혜영 의원. 아래줄은 배복주 부대표. 연합뉴스
정의당이 낙태죄 전면폐지 3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그동안 낙태죄 폐지 관련 입법 논의는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는데, 정의당은 여기에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추가해 눈길을 끌었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유산하거나 사산한 여성노동자에게 휴가를 보장하는 규정이 있는데 인공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경우는 제외하고 있다”며 “낙태죄를 폐지할 거라면 이렇게 구시대적인 단서조항도 여성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삭제해야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74조3항은 임신한 여성이 유산하거나 사산했을 경우 사용자에게 유산·사산휴가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인공 임신중절 수술에 따른 유산의 경우는 제외한다”는 단서조항이 붙어있다. 정의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이 단서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낙태죄 전면 폐지를 위해 정의당이 발의한 다른 법안도 살펴보면, 형법 개정안에서는 27장의 ‘낙태의 죄’가 완전히 삭제됐다.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법률명을 ‘임신·출산 등과 양육에 관한 권리 보장 및 지원법’으로 바꾸고, 임신중단에 대한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의료인의 정보제공을 보장하는 내용이 뼈대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양당에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연히 폐지되어야 할 낙태죄가 수십 년 동안 그대로 살아서 왔다는 것이 대단히 안타깝다”며 “정의당은 낙태·임신중지가 여성의 죄로 남는 제도를 반드시 혁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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