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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신공항 ‘영남 내전’…국민의힘 안에서도 PK, TK 입장 갈라져

등록 2020-11-18 16:08수정 2020-11-19 02:30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를 통해 “김해신공항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6일 부산 가덕도 모습.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는 17일 타당성 검증 결과 발표를 통해 “김해신공항안은 안전, 시설운영·수요, 환경, 소음 분야에서 상당 부분 보완이 필요하고 미래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16일 부산 가덕도 모습. 연합뉴스

정부의 김해신공항 ‘원점 재검토' 발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 지역 정치인들이 반발하고, 이에 부산·울산·경남(부·울·경)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맞서면서 ‘영남 내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8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나와 “국책사업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뒤집히고 다시 영남권이 분열돼서 할 것을 생각하니 끔찍하다”며 “(김해신공항 결정을) 정상화하려면 밀양 신공항으로 돌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발표를 하루 앞둔 지난 16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입만 열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김해신공항이 갑자기 문제가 생기고 가덕도로 옮기겠다는 천인공노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구 출신 유승민 전 의원도 기자간담회에서 “보궐선거를 겨냥해 소위 피케이(PK·부산·울산·경남)와 티케이(TK·대구경북)를 갈라치기하고 편 가르기를 하기 위해 시작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며 “문재인 정권의 이간질, 편 가르기에 영남 정치인들이 되도록 농락당하지 않으면서 영남 전체 발전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가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울·경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 7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진 대구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들은 “특정 지역 지자체와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가덕도 신공항에 합의해준 적이 없다’거나 ‘영남권 5개 시도가 재합의해야 한다’는 등의 논리를 펴고 있다”며 “사실관계나 이치에도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의를 깬 것은 이미 천문학 재정이 소요되는 자기 지역의 독자적인 공항 추진을 확정받은 쪽”이라며 “‘영남권 통합 공항 추진 합의’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막말을 동원해 비난하는 것은 지나친 지역이기주의이자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퇴행적 행태다”라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군과 지역 의원들도 숙원사업인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싣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부산 남부권 자율적 발전을 위해서 가덕도 공항이 필수적 계기”라며 “당내 설득이 대단히 중요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입장을 빨리 정리하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엔 가덕도 신공항 이슈로 부산 표심이 민주당 쪽으로 쏠리는 구도를 경계하면서 적극적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다. 자칫 대구·경북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손바닥처럼 뒤집을 일을 왜 지난 4년간 부산시민 속을 태우고 희망 고문했느냐. 민주당 시장 성범죄로 치러질 부산 서울 보궐선거를 모면한 뒤 적당히 다음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속셈이 뻔하다”며 절차상 문제만 꼬집었다.

김원철 김미나 기자 wonchul@hani.co.kr

▶바로 가기: 돌고돌아 다시 가덕도신공항…‘정치 노림수’ 비판 넘어설까

https://www.hani.co.kr/arti/area/yeongnam/970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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