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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반 박근혜’ 뭉치나…한나라당 소장파·비주류 연대 가시화

등록 2006-01-22 19:57수정 2006-01-22 19:59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 출마를 포기하고 김문수 의원(오른쪽)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뒤 김 의원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왼쪽)이 22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내 경기지사 후보 경선 출마를 포기하고 김문수 의원(오른쪽)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뒤 김 의원과 얘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경필 의원 “김문수 의원 경기지사 후보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온 소장파 중심의 새정치수요모임(수요모임)과 비주류쪽의 국가발전전략연구모임(발전연)이 연대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두 모임 소속 의원들은 22일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해온 김문수 의원과 남경필 의원 가운데 발전연 소속인 김 의원을 당내 경기지사 경선 후보로 단일화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단일화 선언문에서 “개혁세력의 분열을 막고 한나라당의 변화와 혁신, 그리고 정권 창출까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 당내 모든 합리적 중도 개혁세력의 한결같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두 의원의 후보 단일화 논의는 열흘 전부터 물밑에서 진행돼, 2~3차례의 밤샘회의 끝에 결정됐다. 수요모임 박형준 회장과 발전연 소속 박계동 의원이 단일화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 의원은 이날 불출마 선언문에서 “당 안에서 변화를 이끌어내 진정한 수권 정당 자격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팎에선 두 모임의 연대를 당내 세력변화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12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발전연쪽의 이재오 의원이 ‘친 박근혜’의 대표격인 김무성 의원을 물리친 데 이어, ‘반 박근혜’ 또는 ‘비 박근혜’ 세력의 본격 결집을 알리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것이다. 두 모임은 박 대표가 홀로 주도하다시피한 사학법 원외투쟁에서도 비슷한 목소리를 내왔다.

여기에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초지일관’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모임 대표인 진영 의원은 “당내 정치 현안에 대해 모임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까지는 우리들의 목소리에 대해 ‘당내에 이런 목소리도 있다’는 정도로 넘어간 적이 많았다”며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당의 의사 결정 구조에도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소장파나 비주류 의원들이 자신들의 연대를 ‘개혁세력 연대’라고 규정하는 것도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해 의미심장하다. 한 의원은 “그동안 당 지도부가 수구, 보수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채워져 왔다”며 “오는 7월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 우리 그룹을 대표하는 인물들을 내보내면 당의 외연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 지방선거와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본격적인 세력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얘기다.

두 모임은 이날 단일화 단일화 선언문에서도 “대선 과정에서 대세론에 안주하거나 특정후보에게 편향되지 않고 당이 성숙한 수권 대안세력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소장파 의원은 “지금까지는 대선 후보가 가는대로 따라만 갔다면 이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후보의 자질을 제시하고 따라오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학규 경기지사는 이날 성명을 내 “한나라당은 국민의 바다로 나아가기 위한 자기 혁신을 일관되게 실천하고, 당의 중심 노선도 미래 지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이런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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