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회견…“원외투쟁 변함없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양극화의 원인은 현정권이 3년 동안 만들어 놓은 경제불황”이라며 “작은 정부와 큰 정부, 감세와 증세 중에 과연 어느 길이 선진 한국으로 가는 올바른 길인지 국민 앞에 당당히 밝히고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밝히고, “현정부의 각종 규제와 반시장·반기업 정서 등 사회적인 불안을 해소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을 써도 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이런 회견 내용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8일 새해연설을 통해 양극화의 원인을 세계화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진단하고 재정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배치되는 주장으로, 양극화 및 재정정책 문제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는 이날 연설의 절반 이상을 양극화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밝히는 데 쏟았다.
박 대표는 “현정부가 말하는 ‘큰 정부’는 이미 실패로 끝난 구시대 사회주의의 유물에 불과하다”며 “감세와 규제 혁파,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과감한 개혁으로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일자리를 만들도록 해 시장경제의 역동성을 살려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정부 구조조정 △국가 건전 재정법 시행 △기초연금제와 소득비례 연금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박 대표는 두 달 가까이 끌어온 사립학교법 원외투쟁에 대해선, “유일한 해결책은 사학법을 재개정하는 것뿐”이라며 “원외투쟁을 결의하던 때와 비교해 상황이 변한 것은 하나도 없으며, 지금은 등원을 말할 수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박 대표는 또 ‘국민중심당과의 연합공천이나 김학원 자민련 대표 영입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어느 당과의 합당이나 연합공천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와 노선을 같이하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에게는 문이 활짝 열려 있고 배척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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