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서울시민이 바라는 서울' 정책 제안집 전달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2차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7일 밤 만났다고 밝혔다. 두 후보가 각당의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 처음 만나 단일화 논의에 시동을 걸면서, 각자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식을 관철하기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8일 <문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솔직히 말해서 (안 후보와) 어제 만났다. 꽤 장시간 말씀을 나눴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 합의한 것은 없다면서도 ‘단일화를 꼭 이뤄야 한다’는 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단일화를 꼭 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후보 등록일(18~19일) 전에 하는 게 바람직하겠다, 실무협상팀은 구체적인 걸 가지고 치열하게 논의하더라도 우리 두 후보만큼은 마음을 그렇게 갖지 말자, 이런 큰 틀에서의 말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또 “단일화가 되려면 제일 중요한 게 후보자 두 사람 사이에 믿음과 신뢰다. 그런 의미에서 (어제) 허심탄회하게 ‘왜 정치를 하느냐’부터 시작해서 기본적인 말씀을 많이 나눴다”며 “정말 이 분과 한 번 해볼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 이뤄질 단일화 협상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 이후 정체됐던 야권 단일화 협상은 전날 두 후보의 만남을 시작으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이날 방송에서 “(우리 쪽은) 어저 당·캠프 쪽 인원 3명으로 단일화 실무 협상팀을 구성했다”며 “최대한 빨리 협상에 임하자는 원칙이 당내 합의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쟁점이 만만치 않다. 국민의힘은 단일후보가 기호 2번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자발적 시민을 선거인단으로 꾸리는 ‘오픈 프라이머리’ 등의 경선 방식을 두루 검토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안 후보가 단일후보가 될 경우 기호 4번으로 출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오 후보는 “지금 2번이냐 4번이냐 가지고도 말들이 많다. 또 경쟁력 조사냐 적합도 조사냐 말이 많지 않나”라며 “기싸움이나 수싸움인데 그런 건 실무팀한테 맡겨놓으면 족하다. 우리는 큰 줄기만 잡아주면 단일화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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