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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철수·오세훈 ‘윤석열 마케팅’…‘지지율 1위’ 후광 선점경쟁

등록 2021-03-11 17:18수정 2021-03-12 02:46

안 후보, 당영입 일화 거론 등 적극적
“정권교체 위해 재보선서 역할 기대”

오 후보 “단일화 이후 얼마든 협조”
김종인·주호영도 “당과 방향 같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보수 야권 후보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치며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 1위를 달리는 윤 전 총장의 ‘반문재인’ 이미지를 선거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의 연대를 통해 재보선 이후 야권 개편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사전 포석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모시기’ 적극적인 안철수, 밀리지 않는 오세훈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다. 안 후보는 11일 국회에서 보육정책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을 비례대표로 영엽하려고 5년 전 만난 일화를 소개하며 “(윤 전 총장이) 대구지청에 좌천돼 검사생활 중 가장 어려웠을 때 서울에서 만났다. 여러 가지 고민을 나누고 서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야권 지지자의 마음이 모인, 야권에 속한 분이시고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큰 역할을 하시면 좋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재보선이니 거기서도 어느 정도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근들도 ‘안철수-윤석열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안 대표와 윤 전 총장이 정의와 공정의 가치에 대해서 통했고 지금 그 부분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며 “기존 정당들이 윤 전 총장의 이러한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이용하고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도록 안 대표가 가치를 함께 지키고 그 가치가 진정성 있게 국민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 사무총장도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서 “선거일 전에도 윤석열 전 총장과 자연스러운 만남이나 어떤 소통이 있을 수 있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밀리지 않았다. 오 후보는 이날 학부모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과) 직접은 아니지만 모종의 의사소통이 시작됐다”며 “단일화 이후에 얼마든지 서로 만나볼 수도 있고 협조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현 정권과 각을 세운 윤 전 총장의 사퇴 결단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야권의 다른 정치인들의 존재감을 지우는 그의 상승세를 경계했던 국민의힘 지도부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윤 총장이 정치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간다는 생각을 안 한 것 같다”면서도 “제3지대론으로 성공한 예가 없다”고 말했다. 제1야당과 손을 잡아야 정치적 무게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뜻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윤 전 총장이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법치 파괴를 비판하고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의힘과 방향이 같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보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보육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심판론 부각…대선 주자 1위 후광효과 누리기

두 당의 ‘윤석열 모시기’는 이번 재보선에서 윤 전 총장이 가진 ‘반문재인’ 대표성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등이 선거 정국의 핵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는 윤 전 총장과의 연대를 통해 정권심판론을 더욱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최순실·정유라 사건부터 조국 사태 등을 수사하며 공정과 정의의 문제를 건드렸던 인물이다. 재보선을 앞두고 엘에이치 투기 의혹까지 터지면서 공정과 정의를 강조하며 사퇴한 윤 전 총장이 반문재인의 상징적인 인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사퇴 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대선 지지도가 수직상승한 윤 전 총장의 후광효과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강한 재보선에서 ‘윤석열 후광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며 “윤 전 총장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 정치판에서 야권 후보들은 ‘내가 윤석열 파트너’라는 걸 강조하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필승 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4·7 보궐선거 서울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필승 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 연합뉴스

단일화 넘어 야권 정계 개편 주도권 싸움 시작

윤 전 총장을 향한 손짓을 향후 야권 개편을 염두에 둔 양쪽의 주도권 싸움으로 보는 해석도 많다. 안 후보 쪽이 ‘윤석열 연대’에 보다 적극적인 이유는 윤 전 총장이 향후 국민의힘이 아닌 ‘제3지대’에 머물며 대선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 때문이다. 보수와 중도를 포괄하려는 안 후보 입장에선 윤 전 총장과 연대할 경우 재보선 이후 야권 개편이 제3지대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상징하는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제3지대에서 잘 구현해낼 수 있도록 같은 제3지대에 있는 안 대표가 역할을 할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갈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지 않냐”고 말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제3지대나 국민의힘 어느 쪽 후보로 출마하든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9∼10일 전국 만 18살 이상 시민 1000명(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게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제3세력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면 찍겠다는 응답이 45.3%,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하면 찍겠다는 응답이 45.2%였다.(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국민의힘도 윤 전 총장과 거리두기를 할 수 없는 처지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 머물게 놔둘 경우 대선을 앞두고 야권 개편 과정에서 제1야당이 주도권을 잃은 채 끌려다닐 것이란 위기감이 크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는 “안 후보 입장에선 제3지대에서 윤 전 총장과 연대하려면 내가 서울시장이 되어야 된다는 걸 보여줄 수밖에 없고, 오 후보도 (연대)가능성은 낮아보이지만 어떻게든 국민의힘과도 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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