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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말 함부로 해?” “예의가 안 돼 있네”…‘고성’ 오간 야권단일화 협상

등록 2021-03-12 18:09수정 2021-03-13 02:37

안철수 쪽 “일괄 타결” vs 오세훈 쪽 “단계적 협상”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실무 협상을 위해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왼쪽)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오세훈 후보의 야권 단일화 협상이 안갯속에 빠졌다. 양쪽 단일화 실무협상단은 12일 3차 협상을 4시간 넘게 진행했지만, 각각 ‘일괄 타결’(국민의당)과 ‘단계적 타결’(국민의힘)로 맞선 채 헤어졌다. 협상 도중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국회에서 야권 단일화를 위한 3차 협상을 시작했다. 전날 여론조사(17~18일)를 거쳐 후보 등록 마지막 날(19일)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고 합의한 양쪽 협상단은 이날 티브이(TV) 토론 횟수와 여론조사 방식 등 남은 쟁점을 조율했다. 단일화 시한을 정한 만큼 양쪽은 협상 시작부터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1·2차 협상이 진행됐던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국회로 회의 장소를 옮긴 것도 공개된 장소보다는 이동이 편리한 국회 회의실에서 협상을 해, 논의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별도의 점심시간도 갖지 않고 도시락을 배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협상이 시작된 지 3시간여가 지난 오후 2시36분께 회의실 밖으로 “토론회 몇 차례가 답입니까”라는 고성이 새어나왔다. 회의장 안에선 “말을 함부로 하냐”, “기본 예의가 안 돼 있다”는 식의 거친 발언이 오갔다.

오후 3시10분께 회의실 문을 열고 오 후보 쪽 협상단이 나왔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오늘 발표할 게 없다”고 짧게 말한 뒤 국민의힘 회의실로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 등 안 후보 쪽 실무협상단은 기자들과 만나 “토론의 횟수, 방식의 문제, 여론조사 방식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해서 일부 근접한 부분도 있지만, 생각이 정리되지 않은 게 있어서 합의를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논의 도중 언성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그게 특별히 합의를 못 본 이유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쪽 실무협상단의 설명을 종합하면, 오 후보 쪽은 “토론 횟수나 방식부터 단계적으로 협상하자”고 주장했고, 안 후보 쪽은 “토론부터 여론조사까지 일괄 타결하자”고 맞섰다고 한다. 애초 협상 방법론에서부터 의견이 갈리다 보니 토론 횟수나 방식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최근 오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를 대하는 양쪽의 치밀한 수싸움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의 경우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최종 수순이다보니 반영 비중부터 양쪽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경쟁력’ ‘적합도’ 등 문항에 대한 의견차도 마찬가지다. 설문조사에 정당명을 적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서로 엇갈린다. 여론조사 비중, 방식, 문항 종류 하나하나를 각자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오 후보 쪽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반영한 여론조사 방식을 짤 시간을 벌고 싶어한다. 현재 후보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고 보는 안 후보 쪽은 ‘100% 시민 여론조사’와 ‘경쟁력 조사’라는 방식으로 ‘일괄 타결’을 서두르자고 주장한다.

양쪽 실무 협상단은 다음 회동 날짜도 정하지 않은 채 헤어졌다. 정양석 사무총장은 협상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다음 만남 일정에 대해) 서로 연락하기로 했다”고만 말했다. 이태규 사무총장도 “대화는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정됐던 야권 단일화 일정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7일과 10일 두 차례 만나 14일 비전발표회, 16일 티브이(TV) 토론회, 19일 단일화 마감이라는 일정에 합의했다. 3차 협상이 냉랭한 분위기로 끝나면서 이번 주말 두 후보가 함께 진행하는 ‘비전발표회’ 개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을 포함한 문재인 정부 장관 출신 인사들이 대거 합류한 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가동했다. 박 후보의 캠프 이름은 ‘합니다, 박영선 캠프’로 정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이번 선거는 서울의 미래 백년 좌표를 찍는 절실한 선거”라며 “정쟁 싸움으로 1년을 허비하면 서울은 10년을 후퇴한다. 오늘 출범하는 박영선 캠프는 서울시민이 일상을 회복하고 서울시 대전환을 시작하는 캠프”라고 밝혔다. 이날 출범식에는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안규백 의원, 공동선대위원장 우상호(민주당)·조정훈(시대전환)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오연서 노현웅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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