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제11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교착 상태에 있던 보수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이 재개됐다. 하지만 비전토론회 개최만 합의했을 뿐 여론조사와 티브이(TV) 토론회 등과 관련한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해 두 후보가 최종 시한으로 합의한 19일 이전에 단일화가 가능할지 안갯속에 빠졌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14일 입장문을 내어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합의사항인 비전발표회를 우선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15일 오후 3시 발표회를 열어 각각 10분 이내로 비전을 발표한 뒤, 30분동안 취재진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이날로 예정됐던 비전발표회가 하루 뒤로 미뤄진 것이다.
막혀 있던 협상은 이날 두 후보가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면서 물꼬를 튼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티브이(TV)토론과 여론조사 등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못했다는 점이다. 실무협상단은 15일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협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의 필요성과 의지를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염원과 지지를 선거 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으로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도 이날 실무협상단과 회의를 마친 뒤 “약속드렸던 단일화 시간을 지켜, 단일화는 반드시 하고, 조속한 시간내에 협상을 재개한다는 굳은 의지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정당은 협상에서 빠지고 두 후보가 직접 담판에 나서라는 요구도 나왔다.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공동대표인 김무성 전 의원은 이날 폭정종식비상시국연대 공동대표인 이재오 전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 등록을 나흘 앞둔 지금 단일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선거 승리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단일화를 어렵게 만들고 있는 각 정당은 협상에서 손을 떼고, 두 후보가 직접 만나 단일화를 이루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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