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열린민주당 김진애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과의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가 16일 시작됐지만, 열기가 뜨거운 보수 야권 단일화 경쟁과 달리, 좀처럼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선거는 원래 부침이 있다. 이런 위기를 어떻게 기회로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권 단일 후보에게 밀리는데다, 그간 우세 양상을 보였던 ‘3자 대결’ 구도에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접전을 벌이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박 후보의 한국노총 방문에는 단일화 파트너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가 동행했다.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후보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했다. 단일후보는 민주당 권리당원과 열린민주당 의결당원의 자동응답서비스(ARS)를 이용한 당원 투표(50%), 가상번호를 활용한 서울시민 투표 결과(50%)를 합산해 결정된다. 결과는 17일 오후 6시쯤 나온다.
민주당의 고민은 갈수록 달아오르는 야권의 단일화 경쟁과 달리, 여권 단일화가 별다른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너무 커서 ‘결과가 뻔한 단일화’라는 인식이 확산된 점이 흥행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새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여권에 대한 여론이 싸늘해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관건은 남은 선거기간 동안 여당이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잡을 수 있느냐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등으로 ‘부동산 적폐 청산’ 의제가 호응을 얻으면 선거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기대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그나마 공급 대책으로 내세운 ‘3기 신도시’가 추진 주체인 공공기관의 투기 대상으로 전락했다는 실망감이 크기 때문이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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