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후보 단일화 TV토론회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된 텔레비전(TV) 토론회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0년 전 무상급식, 내곡동 투기 의혹, 범야권 정계 개편을 두고 맞붙었다.
안 후보는 자유토론 시간 초반 오 후보에게 제기된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제가 이 지역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관여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면서 “보금자리지구 지정에 관여하는 지시를 받았거나 압력받은 걸 경험한 서울시 직원과 엘에이치 직원이 있다면 양심선언 해달라. 한 분이라도 제가 관심을 표하거나 압력이 있었다는 분이 있다면 바로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 후보가 “시세보다 낮게 매각했다고 했지만 36억원을 번 건 사실 아니냐”고 캐묻자, 오 후보는 “평당 270만원 정도 보상을 받았는데 당시 주변 시세는 평당 300만원이 넘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하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무상급식 주민투표 뒤 오 후보의 서울시장 사퇴 전력을 두고 공세도 폈다. 안 후보는 “커가는 아이들이 차별받는 것은 심리적으로 큰 타격을 주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해서는 보편적 복지를 하는 게 원칙이라 생각한다. 아직도 무상급식을 반대하냐”고 물었다. 오 후보는 이에 대해 “무상급식 반대가 아닌 ‘부자 무상급식’ 반대였다. 큰 틀에서 모든 복지는 부자를 위한 복지보다 어려운 계층에 가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라고 응수했다.
상대의 리더십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가 먼저 “(안 후보는) 축소지향적 리더십을 펼치고 있는 것 아니냐.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을 거치며 의석수가 점점 줄어드는데 어떻게 더 큰 야권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지적하자, 안 후보는 “그런 경험이 많아서 오히려 저는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후보는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을 영입하려고 접촉했다는 것을 여러번 말했는데, 그건 도리가 아니다. ‘실패한 소개팅’ 얘기하면 (상대가) 싫어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안 후보는 “(윤 전 총장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많은 야권 유권자들이 마음을 모으는 댐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신다”고 치켜세운 뒤 “그분 결심에 달린 것이지만 야권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꼭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간절함을 담아서 그렇게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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