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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안-오 단일화’ 파행 배경엔 ‘K 여사’가 있다?

등록 2021-03-18 17:19수정 2021-03-18 17:46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협회·한국피디(PD)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기자협회·방송기자협회·한국피디(PD)연합회 주최로 열린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오세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꼬이면서 양쪽의 신경전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특히 두 당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후보 아내의 정치적 영향력을 비꼬는 감정적 발언을 주고받으면서 가뜩이나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아내 이름이 모두 ‘김미경’이다.

김종인, 안철수에 “그 사람은 좀 정신이 이상한 사람”

김 위원장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 쪽에서 사모님 관련 공세를 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 사람은 좀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 내내 김 위원장의 심기는 불편해 보였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열리는 비대위 회의를 건너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한다. 회의장으로 향하는 국회 본청 복도에서 기자들이 단일화 협상과 관련된 여러 질문을 던졌지만 김 위원장은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협상하는 사람한테 물어보라”, “원칙대로 협상한다니까 두고 봐라”라며 답을 피했다. 이날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관계자는 “(안 후보가) 김 위원장 아내는 건드리지 말았어야 한다. 그걸 건드리니 감정조절을 못 하고 폭발한 것 아니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안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자 초청토론회’에서 “정치인의 가족을 공격하는 게 가장 위기에 몰렸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는 카드”라며 “김 위원장님의 사모님이 제 아내와 이름이 같다. 그리고 또 정치적인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도 여의도에 많이 퍼져 있어 혹시 그분과 착각해서 그런 거 아닌가. 저는 그런 해석밖에는 할 수가 없다”고 말한 데 대해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후보가 김 위원장의 아내까지 거론한 것은 양쪽의 감정싸움이 고조되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안 후보를 향해 “토론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없다”고 직격했고, 안 후보는 라디오 방송에서 단일화 협상이 막힌 상황을 두고 “오 후보 뒤에 ‘상왕’이 있는 것 아니냐”며 김 위원장을 겨냥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후 “안 후보 뒤에는 여자 상황제가 있다”(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며 안 후보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를 저격하는 등 잡음이 이어졌다. 그러자 안 후보가 다시 김 위원장의 아내 영향력을 언급하며 맞대응한 것이다.

두 사람의 어긋난 인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 위원장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상의해온 안 후보에게 “국회의원부터 해서 정치를 배우라”고 조언했지만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자 그 뒤로 멀리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지난 1월 새해 인사차 안 후보가 김 위원장에게 연락하면서 비공개 만남이 성사됐지만, 이후 두 사람의 만남이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해 김 위원장이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무성·이재오 “김종인 사퇴하라”

이날 국민의힘 쪽에선 상대를 깎아내리는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단일화 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 요소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무성·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시대적 소명”이라며 “두 야권 구성원들은 후보 단일화에 방해되는 어떤 상호비방과 인신공격도 즉각 중단하라”며 김 위원장의 사퇴까지 촉구했다. 이 전 의원은 “이번 단일화 처음부터 김 위원장의 언행이 단일화를 방해한다”며 “야권 후보를 존중해야지 자기 당 후보가 아니더라도 ‘정신 이상한 것 같다’ 이렇게 후보를 비난하면 안 된다. 계속 방해할 것 같으면 그만두는 게 낫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김 위원장은) ‘떼쓴다’ ‘세상 물정 모른다’면서 안 후보를 어린애 취급하더니 급기야 정신이 이상하다며 환자 취급까지 한다”며 “김 위원장 본인 정신이 이상해 진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쪽에선 김 위원장의 안 후보 ‘무시 발언’이 도를 넘었다고 반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소규모 정당이 제1야당을 압박해서 협상을 하려고 하니 받아들일 수 없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에 넘쳐나는 ‘갑질 의식’이 야권 단일화 협상의 난관”이라고 적었다.

안 후보에 대한 김 위원장의 대응을 두고선 최근 여론조사 상승세를 탄 오세훈 후보에게 힘을 싣는 차원이란 해석도 있다. 재보선에서 “국민의힘으론 이길 수 없다”고 말한 안 후보에게 보수 야권을 대표하는 후보 자격을 넘겨줄 수 없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강고하다는 것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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