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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도박과 비슷한 여론조사 경선…오세훈-안철수 누가 웃을까

등록 2021-03-20 07:50수정 2021-03-20 10:52

최근 여론조사 적합도-경쟁력 오세훈 상승세
표본오차 범위 이내 결과 많아서 예측 불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단일화 비전발표회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방식에 19일 원칙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오세훈-안철수 후보 가운데 누가 최종적인 야권 후보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여론조사 경선은 도박에 가깝다. 공직 후보자를 여론조사로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어불성설이다. 다른 방법이 마땅치 않고 당사자들이 승복하겠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정치 현실로 존재할 뿐이다.

어쨌든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여론조사 경선에 자신들의 운명을 맡겼다. 최근 여러 언론사들이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두 후보를 놓고 다양한 조사를 벌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방송>(KBS)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6일 발표한 ‘단일후보 선호도’를 보면 오세훈 38.4%, 안철수 38.3%로 거의 같았다. “서울시장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더 좋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었다. 선호도는 (오 후보 쪽이 요구하는) 적합도에 가깝다. <문화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5일 발표한 단일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는 오세훈 39.3%, 안철수 32.8%로, 오 후보가 조금 앞선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양쪽은 여론조사 문항으로 ‘적합도’(오세훈)와 ‘경쟁력’(안철수)을 놓고 팽팽한 샅바 싸움을 벌였지만,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내용을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 15일 <조선일보>가 발표한 조사를 보면, 적합도는 5.5%포인트(오세훈 36.8%, 안철수 31.3%), 경쟁력은 4.0%포인트(오세훈 34.5%, 안철수 30.5%) 차이에 그쳤을 뿐이다.

오세훈 안철수 후보 두 사람의 차이가 대부분 오차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누가 앞선다고 확실히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오차범위 이내지만 어쨌든 오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점점 많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오 후보는 지난 3월4일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후보로 확정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나경원 전 의원을 꺾은 뒤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안 후보가 서둘러 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하고, 오 후보는 여유를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 후보 상승세의 배경은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나경원-오세훈으로 분산됐던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 여론이 오세훈 한 사람에게 몰렸다. 둘째, 당내 경선 이후 큰 실수 없이 안정적인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 셋째, 제1야당 후보였기 때문에 엘에이치(LH) 사태 반사이익을 흡수하는 데 안철수 후보에 비해 유리했다.

다른 변수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후보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고집을 부리며 안철수 후보를 지나치게 몰아붙였다. 이 때문에 안철수 후보에게 약간의 동정론이 쏠릴 수 있다.

이를 의식한 오 후보도 막판에 무선전화 100%를 받아들이는 등, 야권 전체의 승리를 위한 ‘결단과 희생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두 사람이 마지막 순간까지 ‘명분’ 싸움을 치열하게 벌인 셈인데, 목적은 ‘실리’다. 이런 요소가 향후 여론조사에 어떻게 반영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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