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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단일화 룰 합의 속 ‘기싸움’…본선 화학적 결합은 물음표

등록 2021-03-21 16:49수정 2021-03-22 02:46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홍대앞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공동취재사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서울 홍대앞 거리를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22일부터 서울시장 야권 단일 후보를 뽑기 위해 경쟁력·적합도를 물어 합산하는 ‘100% 무선전화 여론조사’에 들어간다.

두 당은 구체적인 단일화 ‘룰’에 최종 합의한 21일 “정치적 쾌거”라고 자평하며 야권의 선거 승리를 다짐했지만, 양쪽의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단일화 협상 막바지 감정의 골이 깊어졌던 만큼, 향후 두 당의 ‘화학적 결합’이 가능할지를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날 단일화 협상이 타결된 뒤 ‘함께 서울의 미래를 그려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오 후보는 이날 마포구 청년 공방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부터 한 캠프 한 몸이 돼 서로 도우면서 함께 뛰는 관계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금천구의 노후 아파트 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고 서로 힘을 합쳐서 반드시 야권 단일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자고 두 후보 간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당 내부의 분위기는 단일화가 성사된 공을 자기 후보에게 돌리며 은근한 기싸움을 벌였다 박용찬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오늘 단일화 합의는 국민적 간절함과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의 대승적 결단이 일궈낸 정치적 쾌거”라며 “오 후보는 100% 무선전화와 경쟁력 조사방식 등 안 후보 측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희생적 양보를 마다하지 않았다.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해달라는 국민적 열망을 따르기 위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안 후보의 대승적 결단과 겸허한 수용에도 불구하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휴일인 오늘에서라도 단일화를 위한 마지막 합의가 이뤄졌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무능한 현 정권의 독주를 멈추게 할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길 희망하며, 새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재건축을 추진중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아파트단지를 찾아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런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박빙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방송 3사(한국방송·문화방송·에스비에스)가 3개 여론조사기관(한국리서치·코리아리서치·입소스)에 맡겨 20일부터 이틀간 서울지역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를 보면, 적합도 조사에서 오 후보(34.4%)와 안 후보(33.3%)가 팽팽했다. 경쟁력에서도 오 후보(39.0%)와 안 후보(37.3%)가 오차범위 이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야권 내부에선 단일후보가 발표된 뒤 선거운동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 후보의 원색적인 비난 공방,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 갈등이 아물기에는 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10여일로 넉넉하지 않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룰 협상 과정에서 지지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발언이 있었고 당원들이 소외됐다는 비판도 많이 받았다. 두 후보가 앞으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상대 후보를 위해 투표장에 나올지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후보 단일화의 과거 사례를 돌아보면, 협상 과정에서의 상처와 갈등을 씻어내지 못해 힘을 합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반면 안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합당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누가 후보가 되든 국민의힘 지지층도 수용할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제1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장은 성명을 내어 “단일화는 국민의 지상명령이고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면서도 “단일후보 선택 기준은 분명하다. ‘오세훈으로의 단일화’가 진정한 정권심판, 정권교체의 출발점이고 야권 전체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그러면서 “누가 돼도 상관없다는 생각은 버리자. 국민의힘 기호 2번으로 승리해서 우리 함께 정권교체의 탄탄한 교두보를 마련하자”고 밝혔다. 반면 ‘제3지대’ 단일화 과정을 통해 후보직에서 물러난 금태섭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저는 오 후보나 안 후보와 견해가 다른 지점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점은 접어두고 공통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칠 때”라며 야권 단일 후보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입장을 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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