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곳은 정치적 고향이고, 2008년 서슬퍼렇던 이명박 정부 시절 서울에서 7명 당선될 때 저를 당선시켜준 곳이다. 구로시민의 선택이 없었으면 비비케이(BBK) 진실도 없었을 것이다.”
박영선 후보는 2일 오전 8시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의 남편 이원조씨도 이날 파란 점퍼에 ‘박영선 후보 남편’이라는 명찰을 달고 함께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인사는 가볍게 주먹을 마주치는 것으로 대신했다. 옛 지역구인 만큼 안면이 있는 시민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경우도 있었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진행된 출정식에서는 ‘일 잘하는 시장’과 ‘거짓말 하는 실패한 시장’의 대결이란 프레임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박 후보는 유권자들 사이에 ‘정권심판’ 정서가 만만찮다는 사실을 의식한 듯 “문재인 정부와 잘 협력해 안정적으로 시정을 이끌고 하루라도 빨리 일상으로 회복하는 것이 힘들게 버텨온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들을 위한 가장 빠른 길 아니겠냐”며 “서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 후보를 뽑아서 서울을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 시즌2’를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정권심판론에 불을 지핀 ‘엘에이치 투기’ 문제도 언급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투기가 반복되는 나쁜 역사와 절연하고 투기 관행을 끊어내는 선거다. 서울시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있고, 저도 화났다. 그 화를 저에게 내면, 저희가 그것을 다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3분기 백신 접종대상자 중 고3수험생들을 여름방학에 먼저 접종시키겠다는 공약을 새롭게 내놓기도 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오 후보를 겨냥해 “지도자가 흠이 있으면 아래까지 흠이 생긴다.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땅으로 36억원을 번 적이 없다. 그런 일을 해명하느라 거짓말한 적도 없다”며 오 후보의 ‘내곡동 셀프 보상’ 의혹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가)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하는데, 1년 뒤에 시장임기가 끝나는데 정부와 싸움만 하고 보내는 건 아니지 않으냐”며 “일만 하겠다는 후보와 정부와 싸움만 하겠다는 후보 중의 한 명을 골라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출정식에는 이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사회를 본 서영교 의원은 마스크 착용과 물리적 간격 유지를 여러차례 당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25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사거리에서 ‘달려라 써니 출정식’을 가졌다. 박 후보 캠프 제공
앞서 박 후보는 이날 자정 공식 선거운동의 첫 일정으로 서울 마포구의 편의점에서 1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체험했다. 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코로나19로 가장 힘든 분들이 소상공인, 자영업자, 청년들이다. 이분들 생활의 아픔과 고단함을 몸소 느껴보고 싶었다. 어떤 정책이 더 필요한지 절실히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아침 <티비에스>(T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오세훈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언급에 “따박따박 하루에 2%씩 올릴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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