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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고개 숙인 이낙연 “부동산 정책, 무한책임 느끼며 사죄”

등록 2021-03-31 11:48수정 2021-03-31 12:17

국회 소통관 직접 찾아 고개 숙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이 3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 무한책임을 느끼며 사죄한다”고 31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호소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국민 여러분께 간절한 사죄의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저의 사죄와 다짐으로 국민 여러분의 분노가 풀릴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여러분의 화가 풀릴 때까지 저희는 반성하고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대국민호소’라는 이름까지 붙여 기자회견을 자청한 데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는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을 찾아 직접 기자회견을 한 것은 지난해 당 대표 출마 선언 뒤 처음이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의 분노가 엘에이치(LH) 사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청년과 서민들은 저축으로 내 집을 가지려는 꿈을 거의 포기하고 있다”며 “주거의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 여당의 책임이 크다. 정부, 여당은 주거의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 “잘못을 통렬히 반성하고 혁신하며, 미래를 다부지게 개척하겠다. 도와주십시오”라고 한 데 이어 한발 더 나아가 잘못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 위원장은 “공직자가 부동산 투기에 곁눈질하지 못하고, 공직자가 아니더라도 부동산 투기의 유혹을 느끼지 못하게 하겠다. 엘에이치 사태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달라지도록 하겠다. 그런 결연한 노력은 부동산 범죄의 처벌과 예방을 위한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근본적 주거복지정책이 될 수는 없다. 부동산 정책의 빈 곳을 찾아 시급히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치매나 돌봄처럼 주거도 국가가 책임지는 ‘내 집 마련 국가책임제’ 도입도 제안했다. 이 위원장은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려는 분께는 금융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그 처지에 따른 맞춤형 지원을 크게 확대하겠다. 주택청약에서도 우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특히 청년과 신혼 세대가 안심 대출을 받아 내 집을 장만하고 그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50년 만기 모기지 대출 국가보증제’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급의 대부분을 방 한 칸 월세로 내며 눈물짓는 청년이 없도록 국가가 돕겠다. 객실, 쪽방, 고시원에 살며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월세를 지원하겠다”며 “현재 3·4인 가구를 중심으로 하는 주택공급제도를 보완해 1인용 소형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과 촛불을 들었던 그때의 그 간절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그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열망에 저희들이 제대로 부응했는지, 압도적 의석을 주신 국민의 뜻을 저희들이 제대로 받들었는지, 공정과 정의를 세우겠다는 저희들의 약속을 제대로 지켰는지 스스로 묻고 또 묻겠다”며 “저희들의 부족함을 꾸짖으시되 지금의 아픔을 전화위복으로 만들려는 저희들의 혁신노력마저 버리지는 말아 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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