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이해찬(왼쪽부터), 정세균, 이낙연 전 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대표와 국회의장을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원로들이 핵심 지지층으로부터 벗어난 적극적인 외연 확장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은 상황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세력 확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13일 국회에서 당 상임고문단과 오찬 간담회를 열고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김원기·임채정·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 이해찬·이용득·오충일·이낙연 전 대표가 참석했고 전직 국회의장과 당대표를 두루 역임한 정세균 전 총리도 함께했다. 10명의 상임고문 중 추미애 전 대표는 불참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만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당부가 이어졌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우리 당이 어려움에 처했는데 밖에서 볼 때 중심세력, 핵심이라고 하는 분들로부터 벗어나서 과감하게 세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전 의원도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그동안 우리 당으로부터 멀어졌던 세력들도 통합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돌아선 중도층의 마음을 되돌려야 다음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었다.
최근 불거진 장관 인사 논란과 관련해 “민심을 들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민심 회복을 위해서 인사문제 등을 잘 정리해야 할 것 같다. 국민의 요구나 관심을 외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낡은 것을 부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인 ‘불파불립’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깨뜨릴 것은 깨뜨리라고 송영길 대표를 선택한 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라”며 “민생에서 민심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대표 시절 ‘20년 집권론’을 주창한 이해찬 전 대표는 “재집권해야 역사를 끌고 나갈 수 있다”며 “대선 후보 경선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임고문 자격으로 참석한 대선주자들도 의견을 보탰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공과를 균형 있게 보고 때로는 당당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당을 따르라는 자세로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며 당 중심의 대선을 강조했다. 이날 상임고문 간담회를 주재한 송 대표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잘하겠다”고 화답했다.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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