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0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3선 의원 간담회에서 윤후덕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열린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3선 국회의원 간담회에서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 “무주택자를 위한 공급이 우선인데 논의가 뒤죽박죽”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송 대표에게는 ‘즉흥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잘 준비된 얘기만 하면 좋겠다’는 조언도 나왔다.
윤후덕·박홍근·유기홍 의원 등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14명의 3선 의원들이 여러 진솔한 얘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부동산 정책, 대선 승리를 위한 팀워크, 문자폭탄 관련 당원청원제도 도입 등을 주로 논의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무주택자 공급이 우선이고, 재산세·종합부동산세는 나중에 논의돼야 한다. 논의의 우선순위를 어디로 둘지 정무적으로 정교하게 관리돼야 하는데, 전혀 안 되고 뒤죽박죽이라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송 대표가 즉흥적으로 얘기하지 말고, 잘 준비된 얘기만 하라는 취지의 언급도 있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미국과 프랑스는 ‘흠결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2등급 판정받았다”고 말한 것이나 ‘기러기 가족 비하 발언’이 논란을 빚은 데 대한 지적이었다.
논란이 됐던 ‘문자폭탄’과 관련해서는 “좀 더 당의 통합에 관심을 갖고 아울러주시면 좋겠다. 당 혁신 관련해서 문자폭탄 논란이 너무 대두된 상태인데 당원청원제도 도입 등 당원 의견을 더 잘 수렴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한다.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자세를 다잡아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중립적인 대선기획단 구성 요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 수석대변인은 “향후 대선 경선 국면에서 많은 원심력이 작용할 텐데 당이 원팀으로 가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대선기획단도 중립적 인사들로 (구성돼) 잘 화합할 수 있도록 가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도종환 의원은 “지난 보궐선거에서 국민이 아주 세게 회초리를 들었는데, 아직도 회초리를 들고 있다”며 “그것을 잘 알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 당을 많이 지지하고 도와주고 있는 노동단체를 비롯해 외곽단체의 요구사항을 잘 듣고 수용했으면 좋겠다. 말로만 민생을 얘기할 게 아니라 현장으로 가자는 얘기도 있었다”고 한다.
3선 의원들의 이런 지적에 송 대표는 “유능한 개혁과 단합을 위해 소통과 토론을 열심히 하겠다. 부동산 문제도 특위 논의 뒤 정책 의총에서 지혜를 모을 것”이라며 “대선까지 국민의 신임을 얻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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