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국의 시간>이라는 해명성 책을 출간할 예정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이에 맞춰 검찰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대선주자들을 향해 ”(그렇게 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거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7 재보궐선거에 참패한 이후 우리 당은 반성하고 변화하겠다고 약속드렸다”며 “하지만 전당대회를 거치고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진 후에 오히려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는 비판이 들리는 것도 현실이다. ‘변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당에서 두 차례나 실시한 집단심층면접조사(FGI) 결과와 무관하게 “일부 최고위원들과 의원들”이 검찰·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당내 특위 구성을 채근”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은 “검찰개혁 시즌2로 불리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 이미 (문재인) 대통령께서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의 제도적 안착에 집중할 때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다”며 “그간의 검찰개혁 지지 여부와 별개로 국민들 대다수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의 새 책 출간 ‘시점’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조 의원은 “4·7 재보궐선거의 패배의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며 “하필이면 프로젝트 성과 대국민 보고대회를 개최하는 날과 같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의 새 책 출간 시점은 6월1일로 지난 25일 출범한 국민소통·민심경철 프로젝트의 대국민 보고일과 같다.
조 의원은 특히, 여당 차기 대선주자들이 “강성 당원들을 의식”해 “조 전 장관에 대해 경쟁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이런 당혹감을 넘어 더욱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권 ‘빅3’(이재명·이낙연·정세균) 가운데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외하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모두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의 새 책 출간과 관련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27일 이 전 대표),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28일 정 전 총리)고 썼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28일 페이스북에 “조국의 시련은 개인사가 아니다”라며 옹호했다.
조 의원은 당내에서 “경선 통과가 중요하니 일단 검찰, 언론 개혁을 업고가고 본선에서 중도로 가면 된다”는 얘기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이어 “정말 그러면 대선 본선에서 이길 수 있습니까? 눈 가리고 아웅 아닙니까? 당원들과 국민들이 그런 수에 넘어가주겠습니까? 다 같이 터놓고 이야기라도 해봐야 할 일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조 의원은 조 전 장관의 새 책에 대한 당 차원의 ‘입장 정리’를 촉구하며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하여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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