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가 열린 3일 청와대 세종실에서 대통령 초상화 공개행사가 열렸다. 문 대통령이 자신의 초상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년 화가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를 청와대 본관 세종실 앞에 걸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포함해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들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국무회의가 열리는 세종실 전실에 걸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를 앞두고 국무위원들에게 초상화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문 대통령의 초상화는 청년 작가 김형주(42)씨의 작품이다. 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초상화에 대해 “김형주라는 청년 작가가 어려운 시기에 임기 마지막까지 수고가 많다고 성의껏 그려서 보낸다고 온 선물”이라면서 “중앙무대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가”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언론에 나온 사진을 보고 이 초상화를 그렸다.
문 대통령은 김 작가의 작품을 초상화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작품이 좋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했다. 공식 초상화여서 보통 초상화를 잘 그리는 작가를 선정해 의뢰하는 절차를 거치는데 이번에는 “새삼 새롭게 할 것 없이 이 초상화가 어떤가 하고 두루 의견을 들어보니까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들 작품이 좋다고 평가했고, 전문가들도 그런 의견이어서 굳이 옛날 같은 방식 없이” 골랐다고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시간이 없어서 실물 보정을 못했다. (보내온 초상화를) 그냥 보기만 하고 입술 부분이 너무 색깔이 붉은 것 같다든지 약간의 의견을 이야기해서 직접 보지는 못한채 보정 작업을 좀 하기는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8년 2월 19일 임기 마지막 국무회의에 앞서 이종구 화백이 그린 초상화(왼쪽 첫번째)를 공개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2월 19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입장하는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와 국무위원과 장관급 위원장 등 3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임기 마지막 점심을 함께 했다. 당초 일정은 국무회의 뒤 점심이었지만, 국회가 이날 오전 10시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국무회의 시간을 오후 2시로 미루면서 점심을 먼저 했다. 문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연 정부로 평가되고 기억되길 바란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함께해 주고, 그 첫 차에 동승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위원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본관을 둘러보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자신의 초상화를 소개한 뒤 국무회의를 열고, 검찰 기소-수사권 분리 법안을 의결·공포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서 국무위원 모두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뜻깊다”면서 “마지막이 될 청와대에서, 화상회의실이 아닌 역대 정부부터 우리 정부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국무회의실에서 마지막 국무회의를 갖게 된 것도 무척 감회가 깊다”고 했다. 국무회의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진 뒤 그동안 국무위원들이 정부서울청사와 정부세종청사로 나뉘어 앉아 화상으로 진행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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