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차세대 외교관과의 대화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지난 대선 사흘 전 공개된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두고 5일 “대장동 주범과 언노련(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 합작한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이라며 “이번 기회에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과 검찰은 “배후를 철저히 가려 책임을 묻겠다”고 호응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이 ‘가짜뉴스 척결’을 지렛대 삼아 비판적 언론과 야당을 상대로 총공세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 고위관계자 성명’이라는 이례적 형식의 입장문을 내어 “‘대장동 사건 몸통’을 ‘이재명’에서 ‘윤석열’로 뒤바꾸려 한 정치공작적 행태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김대업 정치공작, 기양건설 로비 가짜 폭로 등의 계보를 잇는 2022년 대선의 최대 정치공작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일,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뉴스타파 전문위원이던 2021년 9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무마 의혹’ 관련 인터뷰를 한 대가로 1억65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신 전 위원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3일엔 김씨가 ‘이재명의 대장동 의혹’을 ‘윤석열의 부산저축은행 의혹’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 등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날조된 사실, 공작의 목표는 윤석열 후보의 낙선이었다”며 “당시 집중적으로 가짜뉴스를 실어나른 언론 매체들이 있었다. 기획된 정치공작의 대형 스피커 역할이 결과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을 넘어, 당시 보도의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는) 대한민국 여론을 완전히 뒤집어놓겠다는 가짜뉴스 전문가들의 집단적 행동”이라며 “배후가 누군지 철저히 가려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보도 경위, 대가 관계, 배후 세력 등을 규명해 전모를 밝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쪽을 겨누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신학림 전 전문위원과 김만배씨 사이에 금전 거래가 이뤄진 것은 언론 윤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도 “집권 세력이 이 사안을 부당하게 침소봉대해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언론 통제, 방송 장악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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