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장 “큰집 사람 만난적 없다”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본관 건물을 나서고 있다. 김 사장은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권력기관이 문화방송 인사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관계회사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이른바 ‘큰집’ 사람을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야당 “국회서 진상조사”…김우룡 ‘큰집’ 발언 파문 확산
<문화방송>(MBC) 인사에 권력기관이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신동아> 4월호 인터뷰 내용을 두고, 언론시민단체와 야권은 “정권의 문화방송 장악 음모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김우룡 이사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화방송 노조는 18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와대와 김우룡의 엠비시 장악 음모는 몸통이 드러났다”며 “청와대는 먼저 누가, 언제 김재철 사장의 조인트를 깠는지, 이 모든 과정의 지휘자는 누군지 그 진상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자들을 단죄하라”고 요구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엠비시 구성원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안겨준 김우룡 이사장과 김재철 사장이 물러날 때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미디어행동은 성명에서 “이명박 정권은 김우룡 이사장에게 청부업을 맡겨 국민적 공황 사태를 부른 중범죄 행위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도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이 정권 사람들의 추태는 분노를 넘어 모멸감을 느끼게 한다”며 방송에서 손을 떼라는 성명을 냈다. 야당 쪽 방문진 이사들도 김 이사장 사퇴 요구를 위한 긴급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어 “국회에서 전면적인 진상조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어 “문화방송 섭정의 장본인인 김우룡 이사장의 입을 통해 문화방송 장악을 위한 총지휘부가 바로 청와대였음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며 문화방송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차원의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다.
한편 김재철 문화방송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인터뷰 기사를 작성한 신동아 기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하고,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관계회사 사장단 인사와 관련해 권력기관 어느 누구와도 협의한 적이 없으며, 이른바 ‘큰집’ 사람을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권귀순 이정애 기자 gskw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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