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현직 트레이너 “회원제 호텔서 운용하는 최고급 수준”
여배우들 체형관리 기구인 최고급 파워 플레이트도
여배우들 체형관리 기구인 최고급 파워 플레이트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가 구입한 개인 트레이닝 장비는 어떤 종류이고, 가격은 얼마나 될까.
자신의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한 현직 트레이너는 장비 내역을 살펴본 뒤 “런닝머신(트레드밀), 크로스-트레이너 등을 최고가의 명품이라고 말할 순 없지만, 회원제 호텔 피트니스에서 운용하고 있는 최고급 수준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파워플레이트를 최고 사양으로 주문한 것이나 필라테스를 위한 레더 바렐, 세라밴드, 메디슨 볼 등의 사양을 보면 운동하려는 사람이 나이가 좀 있는 여성인 듯하다”고 말했다. 주문품을 들여다보면, 세라밴드 세트는 노랑·레드·그린 순으로 노약자나 여성이 이용하는 등급이다. 구입 품목에 있는 메디슨 볼 1kg, 2kg이나 짐볼 55cm, 65cm, 케틀벨 4kg 등 또한 여성·노약자 등을 위한 맞춤형 주문이라고 한다.
전체 장비 가격은 직접 주문, 세트 주문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8500여만원~1억1000만원 사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산 런닝머신은 현재 1500만원에 팔리고 있으며, 크로스트레이너는 1000만원 내외, 근육강화 운동에 이용되는 장비 또한 700만원대 초반에서 800만원 중반 수준이다. 파워 플레이트라는 장비는 최근 여배우들이 다이어트와 체형관리 등을 위해 주로 사용하면서 화제가 된 장비로, 주문된 사양 또한 최고급(pro7)으로 시세는 2000~2500만원대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자세한 예산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대통령실의 예산 지출 내역을 봐도 이 장비들이 어떤 예산으로 구입됐는지 분명치 않다. 새정치연합 운영위 소속 의원실 한 관계자는 “지난 2013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개요를 보면 경내 시설물 (본관·관저·영빈관 등) 개·보수에 쓰인 14억3400만원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이지만, 분명치 않다”고 말했다. 최민희 새정치연합 의원 등 국회 운영위 소속 의원들이 자료 요청과 사실 해명 등을 요청했지만, 청와대에서는 실무자의 전화연결조차 해주지 않았다고 해당 의원실은 전했다.
청와대에 운동장비를 공급한 업체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납품 사실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왜 굳이 우리에게 또 확인을 하려 하느냐”며 정확한 액수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업체의 누리집에는 최근까지 납품업체 리스트에 청와대(카디오·스트렝스·파워플레이트 등)를 올려놓았다가 국회에서 청와대에 구입내역 등을 묻자 청와대가 포함돼 있는 국가기관 납품 리스트 자체를 삭제했다.
하어영 김원철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