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저녁 아베 일본 총리(왼쪽),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와 함께 참석한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정상회의·만찬장 안팎
3국 정상 우호적 분위기
저녁 환영만찬선 협력 강조
각나라 어린이들 대표곡 합창
3국 정상 우호적 분위기
저녁 환영만찬선 협력 강조
각나라 어린이들 대표곡 합창
3년6개월 만에 얼굴을 맞댄 한·중·일 3국 정상은 비록 역사인식, 북핵·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드러냈지만, ‘3국 정상회의 정례화’를 선언하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의 협력 확대를 다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는 1일 오후 2시께 정상회의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 2층 회의장에 함께 입장해 삼각형 테이블 각 중앙에 각각 자리를 잡았다. 박 대통령은 결연한 의지를 밝히거나 경제와 관련된 중요한 행사 때 자주 입었던 붉은색 재킷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머리발언에서 “오늘 정상회의가 정말 소중한 기회인 만큼, 국내외의 높은 기대와 변화하는 동북아 환경을 염두에 두면서 심도있는 논의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두 손을 책상 위에 모으고 박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아베 총리가 “우리 세 정상부터 정치적 모멘텀, 추진력을 부여하면서 3국 협력의 새로운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고 밝힌 대목에선 박 대통령이 메모를 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는 “중국에는 ‘걷지 않으면 도착하지 못하고, 일을 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며 “회의 개최 자체가 기쁠 만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3국 정상은 우호적 분위기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고, 쟁점에 대한 논쟁도 없어 정해진 시간 안에 회의를 끝낼 수 있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3국 정상은 이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해 400여명의 기업인과 만났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상 가속화 및 3국간 교역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비즈니스 서밋을 계기로 열린 한·중·일 일대일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한국 기업 107곳과 일본·중국 바이어 76개사가 참여해 14건(2200억여원)의 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아베 총리와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3국 대표단을 초청해 환영만찬을 열었다. 서울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환영만찬은 세 나라의 ‘협력과 동반’이라는 메시지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만찬장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전통 회화에 현대의 정보기술(IT)을 결합시킨 미디어아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고, 3국 어린이들이 청사초롱을 들고나와 각 나라의 대표곡인 ‘도라지타령’, ‘후루사토’(일본), ‘모리화’(중국)를 함께 불렀다. 또 3국의 전통 현악기인 거문고와 고토(일본), 쟁(중국)으로 ‘뱃노래’(한국), ‘소란부시’(일본), ‘고기잡이 노래’(중국) 등도 연주하는 등 문화행사를 통해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만찬장에는 접시를 올려놓으면 메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 ‘미디어테이블’을 배치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에서 “우리 3국이 공유하고 있는 협력의 문화와 상생의 정신으로 함께 힘을 모아나간다면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큰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비 온 후 땅이 굳는다’는 격언은 3국에서 비슷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의 공동 노력으로 3국 간 신뢰와 협력의 관행을 비 온 뒤의 땅처럼 굳게 만들 수 있다”며 3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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