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회담 취임초 1번 빼고는 ‘전무’
만남 6번중 5번, 여당 낀 3자회동
공방만 벌일 뿐 긴밀한 협의 못해
만남 6번중 5번, 여당 낀 3자회동
공방만 벌일 뿐 긴밀한 협의 못해
“우리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야당 지도부와 자주 만나서 소통을 했다. 올해(2015년)도 두차례 만나서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의 만남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한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의 지난달 8일 답변이다. ‘야당과 소통은 할 만큼 했다’는 청와대의 기본 인식이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관심법안’ 처리를 독촉했지만, 막상 ‘열쇠’를 쥐고 있는 야당 지도부는 초청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야당 지도부와 6차례 회동을 했고, 이는 역대 어느 정부와 비교해봐도 적지 않은 횟수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만 따로 만난 것은 취임 초기인 2013년 4월 문희상 당시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만찬이 유일하다. 나머지 5차례는 모두 새누리당 지도부가 포함된 3자 또는 5자 회동이었다. 이런 다자회동의 경우 여당이 대통령을 대신해 야당과 공방만 벌일 뿐, 실제 대통령과 야당이 긴밀히 협의할 수 있는 공간은 없다.
과거 대통령들은 야당 대표를 따로 만나 막힌 정국을 뚫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야당 대표를 3차례 따로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쟁점법안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단독회담을 여는 등 2차례 회동했다. 당 총재를 겸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차례, 김영삼 전 대통령은 10차례 야당 대표와 회동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박순천, 유진산, 김영삼, 이철승 등 야당 총재들과 따로 만났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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