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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대통령실

청와대 “보훈처가 결정할 사안” 핑계만

등록 2016-05-17 19:34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야 반발·여 재고 요청 무시
“국정 최고책임자 역할 포기” 지적
국가보훈처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허 결정을 두고 논란이 거세졌으나, 청와대는 17일 책임을 보훈처에 미뤄둔 채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야당의 반발과 여당의 재고 요청에도 불구하고, ‘보훈처의 결정’이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박 대통령이 의지를 갖고 제창을 관철시키기는커녕, 논란이 되자 보훈처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무책임한 모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불가 결정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묻자 “보훈처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야당의 반발 등 정국이 경색된 것과 관련해선 “국가 발전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와 청와대간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국론분열이 생기지 않는 좋은 방안을 찾아볼 것을 국가보훈처에 지시하겠다”고 말했으나, 보훈처는 16일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형식을 유지하고, 5·18 기념곡 지정도 어렵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대통령 지시 내용의 핵심은 사실상 ‘국론분열 방지’에 있었던 셈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민주화운동 기념곡 지정을 요구했을 때도 “반대하는 분도 계시고 찬성하는 분도 계시기 때문에 국가적 행사에서 또 다른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며 거부한 바 있다. 기념곡 지정 및 제창을 거부한 보훈처의 논리와 흡사하다. 청와대 쪽은 주무 부처인 보훈처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청와대가 나서 보훈처가 결정한 ‘제창 불가’ 입장을 뒤집을 경우, 또다른 ‘국론분열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 문제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생색내기용’으로 활용했을 뿐, 애초부터 의지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만큼, 핵심 지지세력인 보수진영의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협치’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보훈처의 결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은 박 대통령이 국정 최고책임자인 자신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반대가 있다면 이를 설득하고 관철시키는 것도 리더의 몫”이라고 꼬집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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