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된 이재만·안봉근·정호성
2014년 정윤회 사건 때 위기
박 대통령 감싸 자리 지켰으나
‘최순실 쓰나미’는 못 피해
2014년 정윤회 사건 때 위기
박 대통령 감싸 자리 지켰으나
‘최순실 쓰나미’는 못 피해
청와대가 30일 발표한 참모진 개편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교체였다. 참모들 가운데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오래 가까이에서 보좌한 덕에, 비서실 내 ‘위계질서’를 넘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이재만(50) 총무비서관, 정호성(47) 부속비서관, 안봉근(50) 국정홍보비서관도 결국 ‘최순실 쓰나미’를 피하지 못했다.
이들 3인방은 박 대통령이 지난 1998년 4월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로 18년간 박 대통령 곁을 지켰다. 최순실씨와 그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이들을 ‘박근혜 의원’의 보좌진으로 기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입성 전에 이재만 비서관은 주로 민원과 내부 살림을, 정 비서관은 정책과 연설문, 안 비서관은 일정·수행 업무를 맡았다.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인터넷 분야를 담당했던 고 이춘상 보좌관까지 4명이 박 대통령의 핵심 가신그룹을 이뤘지만, 이 보좌관은 2012년 대선 기간에 교통사고로 숨져 이들 3명만 남게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뒤에는 이 비서관이 청와대 내부 인사·예산 등 안살림을 챙기는 총무비서관에, 정 비서관과 안 비서관은 각각 대통령 일정을 담당하는 제1·제2부속비서관에 각각 임명됐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력을 두고 각종 풍문과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다 2014년 11월 <세계일보>가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청와대 문건’을 보도하면서 정국의 중심 인물들로 떠오른 바 있다. 당시 정윤회씨가 이들 3인방을 포함한 ‘십상시’라고 불리는 청와대 비서진 10명과 회동하면서 청와대와 정부 인사 등 국정에 개입해왔다는 내용이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찰인사는 (안봉근 비서관의) 제2부속실에서 한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안 비서관이 청와대 파견 경찰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당시 여야에서 3인방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끓었으나, 박 대통령은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3인방을 감쌌다. 이후 안 비서관이 2부속비서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옮기고, 1·2부속실을 하나로 통합하는 ‘소폭’ 조정만 이어졌을 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청와대 자료를 사전에 미리 전달받아 수정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박 대통령도 이 부분을 시인하면서 다시 정국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특히 정호성 비서관은 최씨의 태블릿피시(PC)에서 발견된 일부 연설문의 최종 수정자가 그의 아이디로 확인됨으로써 검찰의 핵심 수사대상이 됐다. 청와대에서 연설문 등을 외부로 전달하는 과정을 청와대 내부 시스템을 통해 관리·감독하는 책임자인 이재만 비서관도 수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안 비서관 역시 최순실씨가 윤전추·이영선 등 2부속실 소속 행정관들을 ‘수족’처럼 부리고,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맞춰 의상을 준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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