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었던 ‘문고리 3인방’ 나가고
최순실씨마저 검찰 수사
정치입문 18년만에 고립무원 상태
공조직 제대로 가동할지 관심
비서실장 이장무·정갑영·권영세 물망
최순실씨마저 검찰 수사
정치입문 18년만에 고립무원 상태
공조직 제대로 가동할지 관심
비서실장 이장무·정갑영·권영세 물망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의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모두 경질되면서, ‘비선’과 ‘측근’에 의존하던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적 조직’을 제대로 가동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통령은 31일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청와대 참모진 추가 인선과 개각 등 인적쇄신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격주 월요일마다 열리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도 이날 열리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후 내·외부 일정을 거의 잡지 않고 있다. 1일 열리는 국무회의도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다.
박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 당선 직후부터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정치활동의 손발로 활용해왔다. 박 대통령은 이들을 내세워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는 행태를 정치 입문 이후 18년 동안 이어왔다. 하지만 ‘최순실 쓰나미’의 여파로 이들을 모두 경질하고, 절대적으로 의존해온 최순실씨마저 검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사실상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였다. 전날 민정수석과 홍보수석만 후임을 발표하고, 비서실장과 정책조정수석, 정무수석, 부속비서관 등 주요 참모진은 공석인 상황에서 청와대가 국정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재원 전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험한 시기에 홀로 청와대를 빠져나오려니 마음이 착잡하다”며 “외롭고 슬픈 우리 대통령님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제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라는 ‘공적 조직’을 통해 의견을 듣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터놓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 안에 비서실장 등 후임자 임명을 마무리하고자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서실장 후보로는 이장무 전 서울대 총장과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권영세 전 주중대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조만간 국무총리 교체 등 내각 개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은 현재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치권이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의 정의가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 형식보다는 어떻게 하면 (거국내각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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