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4일 오전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고 청와대가 3일 밤 밝혔다. 지난달 25일 최순실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이 사전 유출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지 열흘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대국민 담화에서 최순실씨의 국정 개입에 대한 사과와 함께 미르·케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자금 모금과 관련해 자신도 검찰 수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 방향이 박 대통령을 향하고 있는데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등 ‘기습 개각’ 발표 이후 정치권에서 하야 요구가 나오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검찰 수사를 자청해 반발 기류를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주말에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국집회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성난 민심을 달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한광옥(74)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 신임 정무수석에는 허원제(65)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임명했다. 한광옥 비서실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새천년민주당 대표 등을 지낸 ‘디제이(DJ)맨’이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아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한 비서실장은) 오랜 경륜과 다양한 경험은 물론 평생 신념으로 살아온 화해와 포용의 가치를 바탕으로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을 국민적 시각에서 보좌하며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데 적임이라고 판단돼 발탁했다”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