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당일행적 이례적 해명
“성형시술 의혹은 유언비어”
“고용수석 당일 낮 전화보고”
집무실 있었는지 관저 있었는지
위치도 분명히 밝히지 못해
“성형시술 의혹은 유언비어”
“고용수석 당일 낮 전화보고”
집무실 있었는지 관저 있었는지
위치도 분명히 밝히지 못해
청와대가 11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에 대해 이례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를 하루 앞두고,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성형시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당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15분까지 세월호와 관련해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은 점 등에 대해선 여전히 설명을 내놓지 않아,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촛불집회와 관련해 “국민의 준엄한 뜻을 아주 무겁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는 별도의 대변인 브리핑을 열어 박 대통령의 ‘7시간 성형시술’ 의혹에 대해 “이는 전혀 근거없는 유언비어다. 대통령께 직접 확인한 결과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방어했다. 정 대변인은 “경호실에 확인한 결과 (2014년) 4월16일 당일 외부인이나 병원 차량이 청와대를 방문한 사실도 없다”며 “박 대통령은 당일 청와대에서 정상 집무를 봤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이어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15차례에 걸쳐 국가안보실과 정무수석실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보고시간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당일 낮 12시50분께 최원영 당시 고용복지수석이 기초연금법 관계로 박 대통령에게 10분 동안 전화로 보고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공개했다.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에게 성형시술을 했다는 의혹을 받은 김아무개 의사가 당일 골프장 영수증 등을 제시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의혹을 부풀리는 보도는 중대한 명예훼손에 해당되므로 바로잡아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변인의 이런 해명은 대부분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1심 판결문과 2014년 7월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를 통해 공개됐던 내용이다.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세월호 침몰 첫 보고를 받고 10시15분, 10시30분 두차례에 걸쳐 구조 관련 지시를 내린 이후,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에 나타나기 전까지 7시간 동안 아무런 추가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대책본부에서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드냐”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청와대가 이날 추가로 밝힌 대로 박 대통령이 당일 낮에 고용복지수석과 10분간 전화통화를 했다면, 문제의 ‘7시간’ 동안 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와 통화나 대면 대화가 있었어야 상식적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상 집무를 봤다”고 하면서도 이 점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참사 당일 청와대 집무실에 있었는지, 관저에 있었는지도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다. 정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이 당일 관저에 있었나’라는 질문에 답을 피했다. 청와대 쪽은 관저와 집무실 모두 대통령의 집무공간이고, 대통령의 위치에 대한 정보는 경호 문제상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고 국회에서 ‘실토’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굿판을 벌였다’는 소문에 대해서만 지난 4일 대국민 담화에서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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